행록4장41절
상제께서 어느 날 차 경석ㆍ김 광찬ㆍ황 응종을 앞에 세우고 공우에게 몽치를 들게 하고 윤경에게 칼을 들리고 「너희가 이 이후에도 지금의 스승을 모시고 있듯이 변함이 없겠느냐. 변함이 있으면 이 몽치로 더수구니를 칠 것이오. 이 칼로 배를 가를 것이니라」고 꾸짖기도 하고 타이르시기도 하셨다.
행록4장42절
또 하루는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이르시니라. 「옛적에 한 농부가 농한기인 이른 봄에 쉬지 않고 그 시간을 이용하여 자기 논에 수원지의 물이 잘 들어오도록 봇돌을 깊이 파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보고 공연한 노력이라고 비소하더니 이해 여름에 날이 무척 가물어 그 들판이 적지가 되었으나 봇돌을 파 놓은 그 농부는 아무 근심 없이 물을 대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었으니 이런 일을 명심해 두라」 하셨도다.
행록4장43절
상제께서 종도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초목 중에 一년에 자라는 것에 무엇이 제일 많이 자라느뇨」 물으시니 종도들이 「대(竹)」라고 아뢰니 말씀하시기를 「그 기운이 만물에 특장하니 감하여 쓰리라」 하시고 공사를 행하시더니 이 해의 대는 잘 자라지 않았도다.
행록4장44절
이해 가을 어느 날 상제께서 안 내성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부지런히 농사에 힘쓰고 밖으론 공사를 받드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라. 안으론 선령의 향화와 봉친 육영을 독실히 하여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 하시도다.
행록4장45절
상제를 뵈옵고 인사(人事)를 묻는 사람이 많았도다. 상제께서 그런 사람을 대하실 때마다 당사자와 심부름으로 온 사람과의 관계를 물으시니라. 일가나 친척이 되지 않으면 그 부형과의 관계를 물으시고 아무 관계가 없으면 「관계없는 사람이 어찌 왔느뇨」 하시면서 돌려보내시곤 하셨도다.
행록4장46절
상제께서 섣달 어느 날 공신을 대동하고 고부로 가시다가 행로에 「아는 벗이 있느냐」고 물으시니 그는 「운산리(雲山里)에 신 경수가 있나이다」고 아뢰었도다. 상제께서 공신의 인도로 경수의 집에 들르셔서 마루에 앉아 글을 써서 불사르고 공신에게 집에 다녀오게 하셨도다. 공신이 집에 가니 일진회의 간부 송 대화(宋大和)가 와 있도다. 공신은 대화를 치송하고 운산리에 되돌아오니 상제께서 「있더냐」고 물으시기에 그는 「예. 그가 있어서 치송하였나이다」고 대답하였도다.
행록4장47절
이후에 백암리에서 상제를 박 공우와 신 원일이 모시고 있었도다. 이때 종도 김 경학의 천거로 김 영학(金永學)이 상제를 배알하였을 뿐 상제께서 이레 동안 아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도다. 영학이 매우 불만을 품기에 공우와 원일이 그에게 「그대가 상제께 삼가 사사하기를 청하면 빨리 가르쳐 주시리라」고 일러주니 그때야 그는 사사하기를 청하니 상제로부터 승낙을 얻었느니라. 그런데 상제께서 갑자기 그를 꾸중하시는도다. 영학은 두렵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여 문밖으로 나가니라. 상제께서 영학을 불러들여 「너를 꾸짖는 것은 네 몸에 있는 두 척신을 물리쳐 내려 하는 것이니 과히 불만을 사지 말라」고 타이르셨도다. 영학이 「무슨 척이니까. 깨닫지 못하겠나이다」고 되물은즉 「너는 열여덟 살 때 살인하고 금년에 또 살인하였나니 잘 생각하여 보라」고 회상을 촉구하시니 그는 옛일을 더듬었도다. 「그 나이 때에 제가 남원(南原)에서 전주 아전과 말다툼하다가 그의 무례한 말에 분격하여 그에게 화로를 던져 머리에 상처를 입혔는데 이것으로써 신음하다가 그 이듬해 三월에 죽었나이다. 또 금년 봄에 장성(長城) 다동(多洞)에서 사는 외숙인 김 요선(金堯善)이 의병으로부터 약탈을 당하여 의병대장 김 영백(金永白)을 장성 백양사(長城白羊寺)로 찾아가서 그 비행을 꾸짖으니 그 대장은 외숙에게 사과하고 그 의병을 찾아 총살하였나이다」고 영학이 이 두 가지 일을 아뢰었도다.
행록4장48절
종도들이 때때로 부자를 종도로 천거하면 상제께서 이것을 제일 괴로워하시니라. 종도들이 천거한 부자가 상제를 찾아오면 상제께서 먼저 그 사람이 오는 길가의 주막에 가셔서 그를 만나 횡설수설하셔서 그가 스스로 물러가게 하셨도다. 종도들이 이 일을 항상 궁금하게 여기고 있던 참에 그 연고를 여쭈니 가라사대 「부자는 자신이 가진 재산만큼 그자에게 살기가 붙어있느니라. 만일 그런 자를 문하에 둔다면 먼저 그 살기를 제거하여 그 앞길을 맑게 해 주어야 할 터이니 그러자면 많은 시간이 낭비되고 공사에 막대한 지장이 오느니라. 그런 자 중에도 나를 알아보고 굳이 따르겠다는 지혜로운 자에게는 할 수 없이 허락할 뿐이니라」 하셨도다.
행록4장49절
상제께서 김 자현의 집에 계실 때 상제께서 자현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공신의 집에서 여러 날을 숙식하였으니 공신을 네 집에 데려다가 잘 대접하라」 하시니라. 자현이 깜박 잊고 대접할 기회를 놓치니라. 상제께서 그에게 「잘못된 일이라, 이 뒤로는 대접하려고 하여도 만날 기회가 없으리라」고 말씀하시니라. 그 후 그들 두 사람은 과연 서로 만나지 못하였도다.
행록4장50절
공우가 항상 술을 과음하여 주정이 심하거늘 하루는 상제께서 공우를 불러 가라사대 「내가 너와 술을 비교하리라」 하시고, 상제께서 술을 많이 권하시다가 갑자기 「너는 한 잔 술밖에 못된다」 하시니 그 뒤로는 공우가 한 잔만 마셔도 바로 취하여 더 마시지 못하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