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법3장11절
상제께서 타인에게 도움을 베푸셔도 그 사람이 알지 못하는도다. 이 일을 언제나 마땅치 않게 여겨 오던 형렬이 상제께 아뢰기를 「상제께서 자식을 태어주시고도 그 부모에게 알리지 않으시오니 무슨 까닭이오니까.」 상제께서 가라사대 「내가 할 일을 할 뿐이고 타인이 알아주는 것과는 관계가 없느니라. 타인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소인이 하는 일이니라.」
교법3장12절
상제께서 천원(川原)장에서 예수교 사람과 다투다가 큰 돌에 맞아 가슴뼈가 상하여 수십 일 동안 치료를 받으며 크게 고통하는 공우를 보시고 가라사대 「너도 전에 남의 가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으니 그 일을 생각하여 뉘우치라. 또 네가 완쾌된 후에 가해자를 찾아가 죽이려고 생각하나 네가 전에 상해한 자가 이제 너에게 상해를 입힌 측에 붙어 갚는 것이니 오히려 그만하기 다행이라. 네 마음을 스스로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 그러면 곧 나으리라.」 공우가 크게 감복하여 가해자를 미워하는 마음을 풀고 후일에 만나면 반드시 잘 대접할 것을 생각하니라. 수일 후에 천원 예수교회에 열두 고을 목사가 모여서 대전도회를 연다는 말이 들려 상제께서 가라사대 「네 상처를 낫게 하기 위하여 열두 고을 목사가 움직였노라」 하시니라. 그 후에 상처가 완전히 나았도다.
교법3장13절
상제께서 몇 달 동안 경석을 대동하시고 공사를 보셨도다. 이때 상제께서 임피(臨陂) 최 군숙(崔君淑)의 집에 머물고 계셨는데 어느 날 이곳을 떠나 동곡에 들르지 아니하고 바로 태인으로 가셨느니라. 이 일로써 광찬은 「우리는 다 무용지물이라」고 더욱 불평을 품고 상제를 크게 원망하는지라. 형렬은 민망하여 태인 하마가로 찾아가서 상제를 배알하고 광찬의 불평을 알리면서 「어찌 그러한 성격의 소유자를 문하에 머물게 하시나이까」고 의견을 아뢰니 상제께서 「용이 물을 구할 때에 비록 가시밭길이라도 피하지 않느니라」고 말씀하시니라. 형렬이 곧 돌아와서 광찬에게 「고인 절교 불출오성(古人絶交不出惡聲)」이라 이르고 금후부터 불평을 말끔히 풀라고 달랬도다.
교법3장14절
상제께서 김 병욱이 차력약을 먹고자 하기에 「네가 약을 먹고 차력하여 태전을 지겠느냐. 길품을 팔겠느냐. 난리를 치겠느냐. 그것은 사약이니라」고 이르시고 그런 생각을 버리게 하셨도다.
교법3장15절
또 하루는 경석에게 가라사대 「갑오년 겨울에 너의 집에서 三인이 동맹한 일이 있느냐」고 물으시니 그렇다고 대답하니라. 상제께서 「그 일을 어느 모해자가 밀고함으로써 너의 부친이 해를 입었느냐」고 하시니 경석이 낙루하며 「그렇소이다」고 대답하니라. 또 가라사대 「너의 형제가 음해자에게 복수코자 함은 사람의 정으로는 당연한 일이나 너의 부친은 이것을 크게 근심하여 나에게 고하니 너희들은 마음을 돌리라.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여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나니 만일 너희들이 이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후천에 또다시 악의 씨를 뿌리게 되니 나를 좇으려거든 잘 생각하여라」 하시니라. 경석이 세 아우와 함께 옆방에 모여 서로 원심을 풀기로 정하고 상제께 고하니 상제께서 「그러면 뜰 밑에 짚을 펴고 청수 한 동이를 떠다 놓은 후 그 청수를 향하여 너의 부친을 대한 듯이 마음을 돌렸음을 고백하라」 하시니 경석의 네 형제가 명을 좇아 행하는데 갑자기 설움이 복받쳐 방성대곡하니라.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너의 부친은 너희들이 슬피 우는 것을 괴로워하니 그만 울음을 그치라」 이르시니라. 그 후에 「천고춘추 아방궁 만방일월 동작대(千古春秋阿房宮 萬方日月銅雀臺)」란 글을 써서 벽에 붙이시며 경석으로 하여금 항상 마음에 두게 하셨도다.
교법3장16절
하루는 상제께서 자신이 하시는 일을 탕자의 일에 비유하시니라. 「옛날에 어떤 탕자가 있었느니라. 그는 자신이 방탕하여 보낸 허송세월을 회과자책하여 내 일생을 이렇게 헛되게 보내어 후세에 남김이 없으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하리요, 지금부터라도 신선을 만나서 선학을 배우겠노라고 개심하니라. 그러던 차에 갑자기 심신이 상쾌하여지더니 돌연히 하늘에 올라가 신선 한 분을 만나니라. 그 신선이 네가 이제 뉘우쳐 선학을 뜻하니 심히 가상하도다. 내가 너에게 선학을 가르치리니 정결한 곳에 도장을 짓고 여러 동지를 모으라고 이르니라. 방탕자는 그 신선의 말대로 정신을 차리고 동지를 모으기 시작하였으나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방탕을 알고 따르지 않는지라. 겨우 몇 사람만의 응낙을 받고 이들과 함께 도장을 차렸던바 갑자기 천상으로부터 채운이 찬란하고 선악소리가 들리더니 그 신선이 나타나서 선학을 가르쳤도다.」
교법3장17절
그리고 하루는 종도들에게 지난날의 일을 밝히시니라. 「최 풍헌(崔風憲)이라는 고흥(高興) 사람은 류 훈장(柳訓長)의 하인인데 늘 술에 취해 있는 사람과 같이 그 언행이 거칠으나 일 처리에 남보다 뛰어난지라 훈장은 속으로 그 일꾼을 아꼈도다. 훈장은 왜군이 침입한다는 소문에 민심이 흉악해지는 터에 피난할 길을 그에게 부탁하였으되 풍헌은 수차 거절하다가 주인의 성의에 이기지 못하여 「가산을 팔아서 나에게 맡길 수 있나이까」 하고 물었느니라. 류 훈장이 기꺼히 응낙하고 가산을 팔아서 그에게 맡겼도다. 풍헌은 그 돈을 받아가지고 날마다 술을 마시며 방탕하여도 류 훈장은 아예 모르는 체하더니 하루는 최 풍헌이 죽었다는 부고를 받고 뜻밖의 일로 크게 낙담하면서 풍헌의 집에 가서 보니 초상난지라. 그는 하는 수 없이 그의 아들을 위로하고 「혹 유언이나 없었더냐」고 물으니 그 아들이 「류 훈장에게 통지하여 그 가족들에게 복을 입혀 상여를 따라서 나를 지리산(智異山) 아무 곳에 장사하게 하라」고 전하니라. 이 유언을 듣고 류 훈장은 풍헌을 크게 믿었던 터이므로 집에 돌아와서 가족에게 의논하니 다만 큰 아들만이 아버지의 말씀을 좇는도다. 사흘이 지나 모두들 운상하여 지리산 골짜기에 이르렀을 때 산상에서 「상여를 버리고 이곳으로 빨리 오르라」는 소리가 들리는지라. 모두 그쪽을 바라보니 최 풍헌이라. 모두들 반겨 쫓아 올라가니 그곳의 집 한 채에 풍부한 식량이 마련되어 있느니라. 다시 최 풍헌을 따라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그가 가리키는 대로 내려다보니 사방이 불바다를 이루고 있는지라. 그 까닭을 물으니 그는 왜병이 침입하여 마을마다 불을 지른 것이라 이르도다.」
교법3장18절
상제께서 깊은 밤중에 태인읍에서 종도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가서 공사를 행하신 후에 그들에게 「이 공사에 천지 대신명이 모였으니 그들이 해산할 때에 반드시 참혹한 응징이 있으리라」고 말씀을 마치시자 뜻밖에 태인읍으로부터 군중의 고함소리가 일어나는지라. 종도들이 상제를 모시고 산에서 내려와 이를 살피니 군중이 신 경현(辛敬玄)의 주막에 뛰어들어가서 세간살이와 술 항아리를 모두 부쉈도다. 원래 신 경현은 술장사를 시작한 이후 읍내 청년들의 호감을 얻어서 돈을 모았으나 그 청년들이 궁핍하면 냉대하므로 그들이 그의 몰인정에 분개하여 습격한 것이었도다. 그 이튿날 상제께서 경현의 주막에 가시니 그 부부가 서로 울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 하거늘 상제께서 아무 말씀을 않고 경현의 부인에게 술을 청하였으나 그 여인이 「술 항아리를 모두 깨었으니 무슨 술이 있사오리까」고 말하거늘 가라사대 「저 궤 속에 감추어 둔 소주를 가져오라」 하시니라. 그 여인은 당황하여 「선생님 앞에서는 조금도 숨길 수 없나이다」고 말하면서 작은 병에 담겨 있는 소주를 따라 올리니 상제께서 경현 부부에게 「모든 일에 옳고 그름이 다 나에게 있는 것이지 위치에 의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이후로 모든 일을 잘 생각하여 할지어다. 그렇게 하면 앞길이 다시 열리고 영업이 흥성하리라」고 타이르시니라. 이 부부는 타이르신 대로 이사를 중지하고 허물을 고치고 장사를 계속하더니 얼마 안 되어 영업이 다시 흥성하여지니라.
교법3장19절
상제께서 일찌기 손바래기 시루산에서 호둔을 보시고 범의 성질이 너무 사나워 사람을 잘 해친다 하기에 그 성질을 알아보시니라. 「사람이 전부 돼지 같은 짐승으로 보이니 범을 그대로 두었다가는 사람들이 그 피해를 심하게 입을 것이므로 종자를 전할 만큼 남겨 두고 번성치 못하게 하였노라」고 종도들에게 이르셨도다.
교법3장20절
상제께서 최 익현(崔益鉉)이 순창에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라사대 「일심의 힘이 크니라. 같은 탄알 밑에서 정 낙언(鄭樂彦)은 죽고 최 면암(崔勉菴)은 살았느니라. 이것은 일심의 힘으로 인함이니라. 일심을 가진 자는 한 손가락을 튕겨도 능히 만 리 밖에 있는 군함을 물리치리라」 하셨도다.
 상제께서 최 익현의 만장을 다음과 같이 지으셨도다.
 讀書崔益鉉 義氣束劒戟
 十月對馬島 曳曳山河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