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1장31절
김 형렬은 상제를 모시고 있던 어느 날 상제께 진묵(震黙)의 옛일을 아뢰었도다. 「전주부중(全州府中)에 한 가난한 아전이 진묵과 친한 사이로서 하루는 진묵에게 가난을 벗어나는 방법을 물으니 진묵이 사옥소리(司獄小吏)가 되라고 일러주니 아전은 이는 적은 직책이라 얻기가 쉬운 것이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으나 그 후에 아전은 옥리가 되어 당시에 갇힌 관내의 부호들을 극력으로 보살펴주었나이다. 그들은 크게 감동하여 출옥한 후에 옥리에게 물자로써 보답하였다 하나이다. 그리고 진묵은 밤마다 북두칠성을 하나씩 그 빛을 가두어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하여 七일 만에 모두 숨겨버렸다 하나이다. 태사관(太史官)이 이 변은 하늘이 재앙을 내리심이니 천하에 대사령을 내리시어 옥문을 열고 천의에 순종하사이다 하고 조정에 아뢰오니 조정은 그것이 옳음을 알고 대사령을 내렸다 하나이다.」 이 말을 상제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진실로 그러하였으리라. 내가 이를 본받아 한 달 동안 칠성을 숨겨서 세상 사람들의 발견을 시험하리라」 하시고 그날 밤부터 한 달 동안 칠성을 다 숨기시니 세상에서 칠성을 발견하는 자가 없었도다.
행록1장32절
상제께 김 형렬이 「고대의 명인은 지나가는 말로 사람을 가르치고 정확하게 일러주는 일이 없다고 하나이다」고 여쭈니 상제께서 실례를 들어 말하라고 하시므로 그는 「율곡(栗谷)이 이 순신(李舜臣)에게는 두률 천독(杜律千讀)을 이르고 이 항복(李恒福)에게는 슬프지 않는 울음에 고춧가루를 싼 수건이 좋으리라고 일러주었을 뿐이고 임란에 쓰일 일을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고 아뢰니라. 그의 말을 듣고 상제께서 「그러하리라. 그런 영재가 있으면 나도 가르치리라」고 말씀하셨도다.
행록1장33절
상제께서 일진회가 발족되던 때부터 관을 버리시고 삿갓을 쓰고 다니시며 속옷을 검은 것으로 외의를 흰 것으로 지어 입으셨도다. 「저 일진회가 검은 옷을 입었으니 나도 검은 옷을 입노라」 말씀하시고 문밖에 나오셔서 하늘을 가리켜 말씀하시기를 「구름의 안이 검고 밖이 흰 것은 나를 모형한 것이니라」 하셨도다.
행록1장34절
상제께서 구릿골을 떠나 익산(益山)에 이르시고 그곳에서 월여를 보내시다가 다시 회선동(會仙洞)에 이르시니라. 이곳에 김 보경(金甫京)이 살고 있었는데 그의 집 외당에 상제께서 계셨도다. 이때 그는 모친의 위독함을 상제께 아뢰니라. 이를 들으시고 상제께서 그에게 가라사대 「오늘 밤은 명부사자(冥府使者)가 병실에 침입하여 나의 사자의 빈틈을 타서 환자를 해할 것이니 병실을 비우지 말고 꼭 한 사람이 방을 지키면서 밤을 새우라」 하시니라. 보경이 이르심을 좇아 가족 한 사람씩 교대로 잠자지 않고 밤을 새우기로 하고 가족들을 단속하였느니라. 여러 날이 계속되매 식구들이 졸음에 못 이겨 상제의 이르심을 잊어 갔도다. 이날 밤 보경이 깨어 방을 지키다가 깜박 잠에 빠졌던바 이때 상제께서 외당에서 급히 소리쳐 부르시니라. 그가 놀라 깨어 보니 벌써 모친은 운명하여 있었도다. 상제께서 말씀하신 나의 사자는 바로 병자를 간호하는 사람을 가리키신 것이로되 식구들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였도다.
행록1장35절
이날 밤에 객망리 앞 달천리에 별안간 우레 같은 요란한 소리가 나자 오 동팔(吳東八)의 집이 무너졌도다.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느니라. 그 후 얼마 지나 그가 무너진 집의 재목을 모아 가지고 집을 세우기를 여러 번 되풀이 하였으되 그때마다 집이 무너지는도다. 그는 부득이 술집을 거두고 움막을 치고 농사로 업을 바꿨느니라. 농사로 살아오던 어느 날에 면이 없는 사람이 와서 움막살이의 참상을 보고 손수 집을 한나절 만에 세우고 흔적 없이 그대로 돌아가는지라. 사람들은 수십 일 걸릴 일을 하루도 못 되게 완성한 것에 크게 놀랐도다. 사람들은 이것이 상제께서 측은히 여기사 신장을 보내신 덕이라 믿고 더욱 상제를 좇는도다.
행록1장36절
김 형렬은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상제를 모시고 있었도다. 그러던 어느 날 형렬이 상제의 말씀 끝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송 시열(宋時烈)은 천지의 정기를 타고난 사람이고 그가 있는 주택의 지붕에는 백설이 쌓이지 못하고 녹는다 하나이다」라고 아뢰니 상제께서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하랴. 이제 나 있는 지붕을 살펴보라」 하시니라. 형렬이 밖에 나가 살펴보니 일기가 차고 백설이 쌓였는데도 오직 계시는 그 지붕에 한 점의 눈도 없을 뿐 아니라 맑은 기운이 하늘에 뻗쳐 구름이 가리지 못하고 푸른 하늘에까지 통하니라. 그 후에도 살펴보면 언제나 상제께서 머무시는 곳에 구름이 가리지 못하는도다.
행록1장37절
금산사 청련암(靑蓮庵)의 중 김 현찬(金玄贊)이 전부터 상제의 소문을 듣고 있던 차에 상제를 만나게 되어 명당을 원하니 상제께서 그에게 「믿고 있으라」고 이르셨도다. 그 후 그는 환속하여 화촉을 밝히고 아들을 얻었느니라. 그리고 김 병욱(金秉旭)이 또한 명당을 바라므로 상제께서 역시 「믿고 있으라」고 말씀하셨도다. 그 후 그도 바라던 아들을 얻었느니라. 수년이 지나도록 명당에 대한 말씀이 없으시기에 병욱은 「주시려던 명당은 언제 주시나이까」고 여쭈니 상제께서 「네가 바라던 아들을 얻었으니 이미 그 명당을 받았느니라」고 이르시고 「선천에서는 매백골이장지(埋白骨而葬之)로되 후천에서는 불매백골이장지(不埋白骨而葬之)니라」고 말씀을 하셨도다. 그 후 얼마 지나 현찬이 상제를 뵈옵고 명당을 주시기를 바라므로 상제께서 「명당을 써서 이미 발음되었나니라」고 말씀이 계셨도다.
행록1장38절
어느 때인지 분명치 않으나 상제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때가 있느니라. 「고부에 나보다 항렬이 높은 친족들이 계시는도다. 내가 그들을 대할 때에 반드시 항렬을 좇아 말하게 되느니라. 이것은 윤리상 전통이라.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만 모든 신명은 그들의 불경한 언사를 옳지 않게 여기고 반드시 죄로 인정하느니라. 나는 이것을 어렵게 생각하여 친족과의 왕래를 적게 하느니라」 하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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