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1장21절
갑칠은 전주를 떠날 때부터 설사하는 것을 참다가 상제께 아뢰니 상제께서 「이로부터 설사가 멎고 구미가 돋으리라」고 말씀하시고 크게 웃으시니라. 갑칠의 상제의 신성에 대한 확신이 설사를 멎게 하였느니라. 상제께서 서울에서 여러 공사를 보시던 어느 날 해솟병에서 제생(濟生)된 오 의관의 아내가 다년간의 지병인 청맹으로 앞을 잘 못 보는지라 그 여인이 또한 병을 고쳐 주시기를 애원하거늘 상제께서 그 환자의 창문 앞에 이르러 환자와 마주 향하여 서시고 양산대로 땅을 그어 돌리신 후 돌아오시더니 이로부터 눈이 곧 밝아져서 오 의관의 부부가 크게 감읍하고 지성으로 상제를 공양하였도다.
공사1장22절
상제께서 어느 날 벽력표를 땅에 묻고 나서 종도들에게 「모두들 제각기 흩어져서 돌아가라. 十년 후에 다시 만나리라. 十년도 十년이요 二十년도 十년이요 三十년도 十년이니라」고 말씀하셨도다. 누가 여쭈기를 「四十년은 十년이 아니 오니까.」 이에 상제께서 「四十년도 十년이나 그것을 넘지는 않으리라」고 말씀하시고 모두 돌려보내시니라. 상제께서는 오직 광찬만을 데리고 며칠 더 머무시더니 광찬에게 돈 百냥을 주시면서 「네가 먼저 만경(萬頃)에 가서 나의 통지를 기다리라」 이르셨도다.
공사1장23절
四월 어느 날 형렬이 상제로부터 말씀을 들으니라. 「내가 이제 화둔(火遁)을 쓰리니 너의 집에 화재가 나면 온 동리가 다 탈 것이오. 그 불기가 커져서 세계민생에게 큰 화를 끼치게 될지니라.」 형렬이 말씀대로 앞날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놀라며 가족을 단속하여 종일토록 성냥과 화롯불에 마음을 쏟게 하였도다.
공사1장24절
상제께서 이달 그믐에 동곡으로 돌아오신 다음날 형렬을 데리시고 김 광찬이 가 있는 만경에 가셨을 때에 최 익현이 홍주(洪州)에서 의병을 일으키니 때는 모를 심는 시기이나 가뭄이 오래 계속되어 인심이 흉흉하여 사람들이 직업에 안착치 못하고 의병에 들어가는 자가 날로 증가하여 더욱 의병의 군세가 왕성하여지는지라. 상제께서 수일간 만경에 머무시면서 비를 흡족하게 내리게 하시니 비로소 인심이 돌아가 농사에 종사하는 자가 날로 늘어나더라. 이때 최 익현은 의병의 갑작스러운 약세로 순창에서 체포되니라. 그가 체포된 소식을 들으시고 상제께서는 만경에서 익산 만중리 정 춘심의 집으로 떠나시며 가라사대 「최 익현의 거사로써 천지신명이 크게 움직인 것은 오로지 그 혈성의 감동에 인함이나 그의 재질이 대사를 감당치 못할 것이고 한재까지 겹쳤으니 무고한 생민의 생명만을 잃을 것이니라. 때는 실로 흥망의 기로이라 의병을 거두고 민족의 활로를 열었느니라」고 하셨도다.
공사1장25절
상제께서 종도와 함께 계실 때 김 광찬에게 「네가 나를 어떠한 사람으로 아느냐」고 물으시니 그가 「촌 양반으로 아나이다」고 대답하니라. 다시 상제께서 물으시기를 「촌 양반은 너를 어떠한 사람이라 할 것이냐.」 광찬이 여쭈니라. 「읍내 아전이라 할 것이외다.」 그의 말을 들으시고 상제께서 가라사대 「촌 양반은 읍내의 아전을 아전놈이라 하고 아전은 촌 양반을 촌 양반놈이라 하나니 나와 네가 서로 화해하면 천하가 다 해원하리라」 하셨도다.
공사1장26절
상제께서 개고기를 상등인의 고기로서 즐기셨도다. 종도가 그 연유를 묻기에 상제께서 「이 고기는 천지 망량(魍魎)이 즐기니 선천에서는 도가가 기(忌)하였으므로 망량이 응치 아니하였나니라」고 말씀하셨도다.
공사1장27절
상제께서 순창 농암(籠岩) 박 장근의 집에 가셔서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이곳에 큰 기운이 묻혀 있으니 이제 그 기운을 내가 풀어 쓰리라. 전 명숙과 최 익현이 있었으되 그 기운을 쓸 만한 사람이 되지 못하여 동학이 성공하지 못하였느니라」 하셨도다.
공사1장28절
하루는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오주(五呪)를 수련케 하시고 그들에게 「일곱 고을 곡식이면 양식이 넉넉하겠느냐」고 물으시니 종도들이 말하기를 「쓰기에 달렸나이다」고 아뢰니 상제께서 다시 가라사대 「그렇다 할지라도 곡간이 찼다 비었다 하면 안 될 것이니 용지불갈(用之不渴)하여야 하리라.」 종도들이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아시고 상제께서 백지에 저수지와 물도랑의 도면을 그려 불사르시면서 가르치셨도다. 「이곳이 운산(雲山)이라. 운암강(雲岩江) 물은 김제 만경(金提萬頃) 들판으로 돌려도 하류에서는 원망이 없을 것이니 이 물줄기는 대한불갈(大旱不渴)이라. 능히 하늘을 겨루리라. 강 태공(姜太公)은 제(齊)나라 한 고을에 흉년을 없앴다고 하나 나는 전북(全北) 칠읍(七邑)에 흉년을 없애리라」 하셨도다.
공사1장29절
상제께서 어느 날 종도들에게 「중천신은 후사를 못 둔 신명이니라. 그러므로 중천신은 의탁할 곳을 두지 못하여 황천신으로부터 물과 밥을 얻어먹고 왔기에 원한을 품고 있었느니라. 이제 그 신이 나에게 하소연하므로 이로부터는 중천신에게 복을 주어 원한을 없게 하려 하노라」는 말씀을 하셨도다.
공사1장30절
상제께서 「하도낙서 지인지감 김 형렬, 출장입상 김 광찬, 기연미연 최 내경, 평생불변 안 내성, 만사불성 김 송환(河圖洛書知人之鑑金亨烈 出將入相金光贊 旣然未然崔乃敬 平生不變安乃成 萬事不成金松煥)」이라 쓰셔서 불사르시고 날이 저물었을 때 쌀 열 말씩을 종도들에게 나누어서 덕찬과 형렬의 집에 보내셨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