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1장11절
상제께서 어느 날 종도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묵은 하늘은 사람을 죽이는 공사만 보고 있었도다. 이후에 일용 백물이 모두 핍절하여 살아 나갈 수 없게 되리니 이제 뜯어고치지 못하면 안 되느니라」 하시고 사흘 동안 공사를 보셨도다. 상제께서 공사를 끝내시고 가라사대 「간신히 연명은 되어 나가게 하였으되 장정은 배를 채우지 못하여 배고프다는 소리가 구천에 달하리라」 하셨도다.
공사1장12절
상제께서 김 병욱에게 「이제 국세가 날로 기울어 정부는 매사를 외국인에게 의지하게 됨에 따라 당파가 분립하여 주의 주장을 달리하고 또는 일본과 친선을 맺고 또는 노국에 접근하니 그대의 생각은 어떠하느냐」고 물으시니 그가 「인종의 차별과 동서의 구별로 인하여 일본과 친함이 옳을까 하나이다」고 상제께 대답하니 상제께서 「그대의 말이 과연 옳도다」 하시고 서양 세력을 물리치고자 신명 공사를 행하셨도다.
공사1장13절
이제 동양(東洋) 형세가 그 존망의 급박함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있으므로 상제께서 세력이 서양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공사를 행하셨도다.
공사1장14절
상제께서 을사년에 함열에 계실 때이니라. 형렬을 비롯한 종도들을 거느리고 익산군 만중리(益山郡萬中里) 정 춘심의 집에 가셔서 춘심에게 명하사 「선제를 지내리니 쇠머리 한 개를 사오라」 하시고 백지 한 권을 길이로 잘라 풀로 이어 붙이고 절반을 말아 두 덩이로 만들고 한 덩어리씩 각각 그릇에 담아 두셨도다. 상제께서 밤중에 앞 창문에 두 구멍을 뚫고 쇠머리를 삶아서 문 앞에 놓고 형렬과 광찬으로 하여금 문밖에 나가서 종이 덩어리를 하나씩 풀어서 창구멍으로 들여보내게 하시고 문 안에서는 종이 끝을 다시 말으시니 종이 덩어리가 다 풀리니라. 별안간 천둥과 같은 기적소리가 터지니라. 이 소리에 외인들도 놀랐도다.
공사1장15절
그리고 상제께서 정 성백에게 젖은 나무 한 짐을 부엌에 지피게 하고 연기를 기선 연통의 그것과 같이 일으키게 하시고 「닻줄을 풀었으니 이제 다시 닻을 거두리라」고 말씀하시자 별안간 방에 있던 종도들이 모두 현기증을 일으켜 혹자는 어지럽고 혹자는 구토하고 나머지 종도는 정신을 잃었도다. 이 공사에 참여한 종도는 소 진섭(蘇鎭燮)ㆍ김 덕유(金德裕)ㆍ김 광찬(金光贊)ㆍ김 형렬(金亨烈)ㆍ김 갑칠(金甲七) 그리고 정 성백(鄭成伯)과 그의 가족들이었도다. 덕유는 문밖에서 쓰러져 설사를 하고 성백의 가족은 모두 내실에서 쓰러지고 갑칠은 의식을 잃고 숨을 잘 쉬지 못하는지라. 이를 보시고 상제께서 친히 청수를 갑칠의 입에 넣어 주시고 그의 이름을 부르시니 바로 그는 깨어나니라. 차례차례로 종도들과 가족의 얼굴에 청수를 뿌리거나 마시게 하시니 그들이 모두 기운을 되찾으니라. 덕유는 폐병의 중기에 있었던 몸이었으나 이 일을 겪은 후부터 그 증세가 없어졌도다. 이것은 무슨 공사인지 아무도 모르나 진묵(震默)의 초혼이란 말이 있도다.
공사1장16절
병오년 정월 초사흘에 김 형렬과 김 성화의 부자와 김 보경의 부자와 김 광찬의 숙질이 동곡에서 상제를 시좌하고 상제께서 명하신 대로 하루 동안 말도 아니 하고 담배도 끊고 있을 때 상제께서 이틀 후에 여러 종도를 둘러앉히고 당부하시기를 「오늘 호소신이 올 것이니 너희는 웃지 말라. 만일 너희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웃으면 그 신명이 공사를 보지 않고 그냥 돌아갈 것이고 그가 한번 가면 어느 때 다시 올지 모를 일이니 깊이 명심하고 주의하라.」 종도들은 깊이 명심하고 조심하더니 갑자기 성백이 큰 웃음을 터뜨리니 모두 따라 웃은지라. 그날 오후에 성백은 별안간 오한을 일으켜 심히 고통하더니 사흘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노라니 상제께서 성백을 앞에 눕히고 글 한 절을 읽으시니 그가 바로 쾌유하였도다. 상제께서 날마다 백지에 그림 같은 약도와 글자를 써서 불사르셨도다.
공사1장17절
김 광찬ㆍ신 원일ㆍ정 성백ㆍ김 선경ㆍ김 보경ㆍ김 갑칠ㆍ김 봉규 등 여러 종도들이 二월 그믐에 동곡에 모였느니라. 다음 달 이튿날 상제께서 공사를 보시기 위하여 서울로 떠나시면서, 「전함은 순창(淳昌)으로 회항하리니 형렬은 지방을 잘 지키라」고 이르시고 「각기 자기의 소원을 종이에 기록하라」고 모여 있는 종도들에게 명하시니 그들이 소원을 종이에 적어 상제께 바치니 상제께서 그 종이에 안경을 싸시고 남기ㆍ갑칠ㆍ성백ㆍ병선ㆍ광찬을 데리고 군항(群港)으로 가서 기선을 타기로 하시고 남은 사람은 대전(大田)에서 기차를 타라고 이르신 후에 이것을 수륙병진이라고 이르셨도다. 그리고 상제께서 원일에게 「너는 입경하는 날로 먼저 종이에 천자 부해상(天子浮海上)이라고 정서하여 남대문에 붙이라」고 명하셨도다. 원일은 곧 여러 사람과 함께 대전으로 떠났도다.
공사1장18절
상제께서 군항으로 떠나시기 전에 병선에게 「영세 화장 건곤위 대방 일월 간태궁(永世花長乾坤位 大方日月艮兌宮)을 외우라」고 명하시니라. 군항에서 종도들에게 물으시기를 「바람을 걷고 감이 옳으냐 놓고 감이 옳으냐.」 광찬이 「놓고 가시는 것이 옳은가 생각하나이다」고 대답하거늘 상제께서 다시 종도들에게 오매 다섯 개씩을 준비하게 하시고 배에 오르시니 종도들이 그 뒤를 따랐도다. 항해 중 바람이 크게 일어나니 배가 심하게 요동하는도다. 종도들이 멀미로 심하게 고통하므로 상제께서 「각자가 오매를 입에 물라」고 이르시고 갑칠로 하여금 종이에 싼 안경을 갑판 위에서 북쪽을 향하여 바다 위에 던지게 하였으되 그가 북쪽을 분간하지 못하여 망설이고 있는지라. 상제께서 다시 갑칠을 불러들여 「왜 얼른 던지지 못하느냐」고 꾸짖으시니 그는 그대로 아뢰었도다. 상제께서 「번개 치는 곳에 던지라」고 이르시니 그는 다시 갑판에 올라가니 말씀이 계신 대로 한 쪽에서 번개가 치는지라 그곳을 향하여 안경을 던졌도다.
공사1장19절
이튿날 배가 인천에 닿으니 일행은 배에서 내려 기차로 바꿔 타고 서울에 이르니 광찬이 상제를 황교(黃橋)에 사는 그의 종제 김 영선(金永善)의 집으로 안내하였는데 원일은 남대문에 글을 써 붙이고 먼저 와 있었도다.
공사1장20절
상제께서 十여 일 동안 서울에 계시면서 여러 공사를 보셨도다. 영선의 이웃에 사는 오 의관(吳議官)이 三년 전부터 해솟병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매우 신고하고 있던 터에 상제의 신성하심을 전하여 듣고 상제를 뵈옵기를 영선에게 애원하기에 영선이 그것을 상제께 전하니 상제께서 의관을 불러 글을 써주시고 「이것을 그대가 자는 방에 간수하여 두라」 이르시니 그는 황송하게 여기고 이르신 대로 행하였느니라. 그는 그날부터 잠에 들 수 있더니 얼마 후에 해소도 그쳐 기뻐하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