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3장51절
상제께서 이해 섣달에 고부 와룡리에 계시면서 문 공신과 신 경수의 두 집에 왕래하셨도다. 하순에 형렬이 상제를 배알하니 상제께서 입고 계시던 의복을 내어 주시면서 집에 돌아가 빨아서 자현과 함께 다시 오라고 이르셨도다. 그는 말씀대로 행하여 상제를 배알하고 의복을 올렸도다.
행록3장52절
상제께서 형렬에게 명하시기를 「너는 자현과 함께 문 공신의 집에 있되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라. 나는 신 경수에게 가 있으리니 관리가 나의 거처를 묻거든 숨기지 말고 실토하라.」 좌중의 종도들이 영문을 모르고 이상히 여기는도다. 이것을 아시고 상제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관리를 두려워하면 제각기 흩어져서 마음대로 돌아가라」 하시니 저희들이 더욱 의심하는도다.
행록3장53절
이때가 백의군왕 백의장군의 도수를 보시는 때이었도다. 때마침 면장과 이장이 들어오는 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면장에게 「내가 천지공사를 행하여 천하를 바로 잡으려고 하는데 그대가 어찌 이러한 음모에 참여하나뇨」 하시니 이 말을 듣고 놀라 두말없이 돌아가서 관부에 고발하였느니라. 이때 상제께서 고운 일광단(日光緞)으로 옷을 지어 새로 갈아입으셨도다.
행록3장54절
상제께서 백의군왕 백의장군의 도수에 따라 화난이 닥칠 것을 종도들에게 알리셨도다. 「정미년 十二월 二十四일 밤 새벽에 백 순검이 오리라」고 종도들에게 알리시니 저희들은 순검 백 명이 닥치리라 생각하고 흩어지는 종도들이 있었으나 태인 새울 백 낙규(白樂圭)의 형인 백 순검이 새벽녘에 다녀갔도다.
행록3장55절
二十五일 밤중에 무장한 순검 수십 명이 갑자기 공신의 집을 포위하고 좌중에 있던 사람을 결박하고 상제의 거처를 묻기에 신 경수의 집에 계시는 것을 말하니 순검들이 곧 달려갔도다. 그들은 방문에 총대로 구멍을 뚫고 위협하느니라. 상제께서 방안에서 총대를 잡으시고 호령하시니 저희들이 겁을 먹고 총대를 빼려고 잡아당겨도 조금도 움직이지 아니하였도다. 잠시 있다가 상제께서 들어오라고 허락하시니 비로소 저희들이 방에 들어오더니 상제를 비롯하여 종도 二十여 명을 포박하였도다. 이튿날 상제와 종도들은 고부 경무청에 압송되었나니 이것은 의병의 혐의를 받은 것이로되 백의장군 공사에 따른 화난이라고 훗날에 상제께서 말씀하셨도다.
행록3장56절
상제와 종도들은 정우면 와룡리(淨雨面臥龍里)에서 포박되어 상제를 선두로 하여 덕천면 용두 마을에 이르렀을 때 상제께서 돝 한 마리를 잡게 하고 종도들이나 순검들과 함께 잡수시고 고부로 행하셨도다.
행록3장57절
이 일이 나기 전날 상제께서 광찬을 정읍에 있는 경석에게 보내고 원일을 태인에 있는 경원에게 가게 하고 공우를 또 다른 곳으로 보내셨도다. 이렇게 피하게 하신 것은 광찬과 원일의 성질을 알고 계시는 터이고 공우는 여러 번 관재를 당하였던 까닭이었도다.
행록3장58절
이튿날부터 고부 경무청은 심문을 시작하였느니라. 상제께 경무관이 「네가 의병이냐」는 물음에 가라사대 「나는 의병이 아니라 천하를 도모하는 중이로다.」 이 말씀에 경무관이 놀라 「그것이 무슨 말이냐」고 되묻기에 상제께서 「사람마다 도략(韜略)이 부족하므로 천하를 도모치 못하노니 만일 웅재대략이 있으면 어찌 가만히 있으랴. 나는 실로 천하를 도모하여 창생을 건지려 하노라」고 이르시니라. 경무관은 상제의 머리를 풀어헤쳐 보기도 하고 달아매는 등 심한 고문을 가한 뒤에 옥중에 가두고 다른 사람은 문초도 받지 않고 옥에 갇혔도다. 여러 사람들이 상제를 원망하기 그지없었도다.
때마침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하여 일병과 충돌하였도다. 의병을 가장하여 노략질하는 비도도 있었으므로 의병의 혐의로 체포된 자는 시비를 불문하고 총살되었으니 모든 종도들이 의병의 혐의에 공포를 느끼고 벌벌 떨고 있었도다.
행록3장59절
문 공신은 순검들에게 옆구리를 발로 채여 심한 오한을 일으켜 식음을 전폐하여 위독하게 되었는지라. 상제께서 「급한 병이니 인곽을 써야 하리라」 하시고 여러 종도들을 관처럼 둘러 세우시고 상제께서 소변 찌끼를 받아 먼저 조금 잡수시고 공신으로 하여금 먹게 하시니라. 공신은 자기를 위하여 상제께서 잡수심을 황공히 생각하여 받아 마시니 조금 후에 그는 숨을 돌리기 시작하여 평상대로 회복하였도다.
행록3장60절
간수 중에 형렬ㆍ자현과 친한 사람이 있어 그들은 다른 조용한 감방으로 옮겨 주거늘 형렬이 간수에게 부탁하여 상제께서도 같은 방으로 옮기시게 하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