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3장21절 |
또 어느 날 상제의 말씀이 계셨도다. 「이제 천하에 물기운이 고갈하였으니 수기를 돌리리라」 하시고 피란동 안씨의 재실(避亂洞安氏齋室)에 가서 우물을 대(竹)가지로 한 번 저으시고 안 내성에게 「음양이 고르지 않으니 재실에 가서 그 연고를 묻고 오너라」고 이르시니 그가 명하신 대로 재실에 간즉 재직이 사흘 전에 죽고 그 부인만 있었도다. 그가 돌아와서 그대로 아뢰니 상제께서 들으시고 「딴 기운이 있도다. 행랑에 가 보라」고 다시 안 내성에게 이르시니 내성은 가보고 와서 「행랑에 행상(行商)하는 양주가 들어 있나이다」고 아뢰니라. 그 말을 들으시고 상제께서 재실 청상에 오르셔서 종도들로 하여금 서천을 향하여 만수(萬修)를 크게 외치게 하시고 「이 중에 동학가사를 가진 자가 있느냐」고 물으시는도다. 그 중의 한 사람이 그것을 올리니 상제께서 책의 중간을 갈라 「시운 벌가 벌가 기측불원(詩云伐柯伐柯其則不遠)이라. 내 앞에 보는 것이 어길 바 없으나 이는 도시 사람이오. 부재어근(不在於近)이라. 목전의 일만을 쉽게 알고 심량 없이 하다가 말래지사(末來之事)가 같지 않으면 그 아니 내 한(恨)인가」를 읽으시니 뇌성이 대발하며 천지가 진동하여 지진이 일어나고 또한 화약내가 코를 찌르는도다. 모든 사람이 혼몽하여 쓰러지니라. 이들을 상제께서 내성으로 하여금 일으키게 하셨도다. |
공사3장22절 |
상제께서 어느 날 고부 와룡리에 이르사 종도들에게 「이제 혼란한 세상을 바루려면 황극신(皇極神)을 옮겨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도다. 「황극신은 청국 광서제(淸國光緖帝)에게 응기하여 있다」 하시며 「황극신이 이 땅으로 옮겨 오게 될 인연은 송 우암(宋尤庵)이 만동묘(萬東廟)를 세움으로부터 시작되었느니라」 하시고 밤마다 시천주(侍天呪)를 종도들에게 염송케 하사 친히 음조를 부르시며 「이 소리가 운상(運喪)하는 소리와 같도다」 하시고 「운상하는 소리를 어로(御路)라 하나니 어로는 곧 군왕의 길이로다. 이제 황극신이 옮겨져 왔느니라」고 하셨도다. 이때에 광서제가 붕어하였도다. |
공사3장23절 |
그 후에 상제께서 응종이 돌아갔다가 다시 오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시니라. 「황천신(黃泉神)이 이르니 황건역사(黃巾力士)의 숫대를 불사르리라」 하시고 갑칠로 하여금 짚 한 줌을 물에 축여 잘라서 숫대를 만들게 하고 그것을 화로에 불사르셨도다. |
공사3장24절 |
상제께서는 류 찬명으로 하여금 두루마리 종이에 二十八수(宿) 자를 좌로부터 횡서하게 하시고 그 종이를 끊어서 자로 재니 한 자가 차거늘 이를 불사르셨도다. |
공사3장25절 |
하루는 공사를 행하시는데 양지에 글을 많이 쓰시고 종도들로 하여금 마음대로 그 양지를 자르게 한 후 차례로 한 쪽씩을 불사르시니 그 종이쪽지가 도합 三百八十三매라. 상제께서 그 수효가 모자라기에 이상히 여겨 두루 찾으시니 한 쪽이 요 밑에 끼어 있었도다. |
공사3장26절 |
어떤 대신(大臣)이 어명(御命)을 받고 그 첫 정사(政事)로서 장안(長安)에 있는 청루(靑樓)의 물정(物情)을 물었도다. 이것을 옳은 공사라고 상제께서 말씀하셨도다. |
공사3장27절 |
어느 날 상제께서 몇 종도들과 함께 기차 기운을 돌리는 공사를 보셨도다. 상제께서는 약방에서 백지 한 권을 가늘게 잘라서 이은 후 한 끝을 집 앞에 서 있는 감나무의 높이에 맞춰서 자르고 그 끝을 약방의 문구멍에 끼워놓고 종이를 방 안에서 말아 감으시고 또 한편 원일은 푸른 소나무 가지를 태우고 부채로 부쳤도다. 이때 집이 몹시 흔들리니 종도들은 모두 놀라서 문밖으로 뛰어 나가니라. 상제께서는 종이를 다 감으신 후에 경학을 시켜 그것을 뒷간 보꾹에 달아매고 그 종이에 불을 지피게 하고 빗자루로 부치게 하시니 뒷간이 다 타 버리니라. 경학은 상제의 말씀에 따라 다 탔는가를 살피다가 한 조각이 뒷간 옆의 대가지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그것마저 태웠도다. 이때 상제께서 하늘을 바라보시고 「속하도다」고 말씀하시기에 종도들도 따라 하늘을 쳐다보았도다. 햇무리가 서다가 한 쪽이 터지더니 남은 종이쪽지가 타는 데 따라 완전히 서는도다.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기차 기운을 돌리는 공사라」고 말씀하셨도다. |
공사3장28절 |
태을주가 태인 화호리(禾湖里) 부근 숫구지에 전파되어 동리의 남녀노소가 다 외우게 되니라. 상제께서 이 소문을 전하여 들으시고 「이것은 문 공신의 소치이니라. 아직 때가 이르므로 그 기운을 거두리라」고 말씀하시고 약방 벽상에 「기동북이 고수 이서남이 교통(氣東北而固守 理西南而交通)」이라 쓰고 문밖에 있는 반석 위에 그림을 그리고 점을 찍고 나서 종이에 태을주와 김 경흔(金京訴)이라 써서 붙이고 일어서서 절하며 「내가 김 경흔으로부터 받았노라」 하시고 칼ㆍ붓ㆍ먹ㆍ부채 한 개씩을 반석 위에 벌여 놓으셨도다.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뜻이 가는 대로 집으라」 하시니 류 찬명은 칼을, 김 형렬은 부채를, 김 자현은 먹을, 한 공숙은 붓을 집으니라. 그리고 상제께서 네 종도를 약방 네 구석에 각각 앉히고 자신은 방 가운데 서시고 「二七六 九五一 四三八」을 한 번 외우시고 종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종이를 종이돈과 같이 자르게 하고 그것을 벼룻집 속에 채워 넣고 남은 한 사람을 시켜 한 쪽씩 끄집어낼 때 「등우(鄧禹)」를 부르고 끄집어낸 종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게 하고 또 그 종이쪽을 받는 사람도 역시 「등우(鄧禹)」를 부르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받은 그 사람은 「청국지면(淸國知面)」이라 읽고 다시 먼저와 같이 반복하여 「마성(馬成)」을 부르고 다음에 「일본지면(日本知面)」이라 읽고 또 그와 같이 재삼 반복하여 「오한(吳漢)」을 부르고 다음에 「조선지면(朝鮮知面)」이라 읽게 하시니라. 二十八장과 二十四장을 마치기까지 종이쪽지를 집으니 벼룻집 속에 넣었던 종이쪽지가 한 장도 어기지 않았도다. |
공사3장29절 |
상제께서 기유(己酉)년에 들어서 매화(埋火) 공사를 행하시고 四十九일간 동남풍을 불게 하실 때 四十八일 되는 날 어느 사람이 찾아와서 병을 치료하여 주실 것을 애원하기에 상제께서 공사에 전념하시는 중이므로 응하지 아니하였더니 그 사람이 돌아가서 원망하였도다. 이로부터 동남풍이 멈추므로 상제께서 깨닫고 곧 사람을 보내어 병자를 위안케 하시니라. 이때 상제께서 「한 사람이 원한을 품어도 천지 기운이 막힌다」고 말씀하셨도다. |
공사3장30절 |
상제께서 군산에 가셔서 공사를 보실 때 「지유군창지 사불천하허 왜만리 청만리 양구만리 피천지허 차천지영(地有群倉地使不天下虛 倭萬里淸萬里洋九萬里 彼天地虛此天地盈)」이라고 써서 불사르셨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