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운1장1절
상제께서 임인년 여름철을 맞이하여 형렬의 집에 가셔서 지내시니라. 그는 집안이 가난하여 상제께 드리는 공궤가 소략하고 더욱이 가뭄 때문에 밭에 심은 채소도 가뭄을 탄 탓으로 더욱 걱정 근심하니 그 사정을 관찰하시고 상제께서 「산중에 별미가 있는 것이 무엇이리요. 채소의 별미라도 있어야 할 터이니라」고 하시고 「걱정 근심을 말라」 하셨도다. 이 말씀이 계신 후 채소가 잘 자라 형렬이 한결 근심을 덜었도다.
교운1장2절
상제께서 처음으로 따르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자신이 그동안 지내 오던 허물을 낱낱이 회상하여 마음속으로 사하여 주시기를 빌게 하고 미처 생각지 못한 허물을 하나하나 깨우쳐 주시고 또 반드시 그의 몸을 위하여 척신과 모든 겁액을 풀어 주셨도다.
교운1장3절
김 형렬은 임인년이 되어 상제께서 본댁에 머무실 때마다 상제를 찾아뵈옵곤 하였고 상제께서 본댁에서 하운동(夏雲洞)으로 자주 내왕하셨기에 그 중로에 있는 소퇴원 마을 사람들은 상제와 형렬을 잘 알게 되었도다.
교운1장4절
상제께서 이해 四월 보름에 김 형렬에게 심법을 전수하시고 九월 十九일까지 수련을 계속하도록 하셨도다.
교운1장5절
상제께서 하루는 「교운을 보리라」 하시더니 세숫물을 대하시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을 감고 보라」고 말씀하시기에 모두들 눈을 감고 물을 들여다보니 갑자기 물이 큰 바다가 되고 바닷속에 뱀머리와 용꼬리가 굽이치는지라. 모두들 본 대로 고하니 상제께서 「나의 형체는 사두 용미(蛇頭龍尾)니라」 말씀하셨도다.
교운1장6절
상제께서 임인년 四월에 정 남기를 따르게 하시고 금구군 수류면 원평에 있는 김 성보(金聖甫)의 집에 가셔서 종도들과 함께 지내셨도다. 이때 김 형렬과 김 보경이 찾아왔도다. 상제께서 보경에게 유 불 선(儒佛仙) 세 글자를 쓰게 하고 정좌하여 눈을 감고 글자 하나를 짚게 하시니 보경이 불 자를 짚자 상제께서 기쁜 빛을 나타내시고 유 자를 짚은 종도에게 유는 부유라고 일러주셨도다.
교운1장7절
七월에 상제께서 본댁에 돌아와 계시므로 김 형렬은 상제를 배알하고자 그곳으로 가다가 문득 소퇴원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꺼려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 가다가 본댁에서 하운동으로 향하시는 상제를 만나 뵈옵고 기뻐하였도다.
형렬은 반기면서 좁은 길에 들어선 것을 아뢰고 「이 길에 들어서 오지 않았더라면 뵈옵지 못하였겠나이다」고 여쭈니라. 상제께서 가라사대 「우리가 서로 동 서로 멀리 나뉘어 있을지라도 반드시 서로 만나리라. 네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나를 쫓고 금전과 권세를 얻고자 쫓지 아니하는도다. 시속에 있는 망량의 사귐이 좋다고 하는 말은 귀여운 물건을 늘 구하여 주는 연고라. 네가 망량을 사귀려면 진실로 망량을 사귀라」고 이르셨도다. 형렬은 말씀을 듣고 종도들의 틈에 끼어서도 남달리 진정으로 끝까지 상제를 쫓았도다.
교운1장8절
김 형렬은 심법을 받은 후부터 수련을 계속하다가 九월 十九일에 끝마쳤도다. 이날에 상제께서 형렬에게 가라사대 「그만 그칠지어다. 다른 묘법은 때가 이르면 다 열어주리라」 하시니라.
상제께서 모든 천지공사에 신명을 모으고 흩어지게 하는 일과 영을 듣는 일에 무리들을 참관케 하고 또 풍우를 짓게도 하시면서 그 참관한 공사의 조항을 일일이 묻고 그 본 바의 확실 여부를 시험하셨도다. 이로써 상제께서 자신을 쫓는 무리들에게 공사의 확신을 얻게 하셨도다.
교운1장9절
상제께서 어느 날 김 형렬에게 가라사대 「서양인 이마두(利瑪竇)가 동양에 와서 지상 천국을 세우려 하였으되 오랫동안 뿌리를 박은 유교의 폐습으로 쉽사리 개혁할 수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도다. 다만 천상과 지하의 경계를 개방하여 제각기의 지역을 굳게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을 서로 왕래케 하고 그가 사후에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文運)을 열었느니라. 이로부터 지하신은 천상의 모든 묘법을 본받아 인세에 그것을 베풀었노라.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라」 이르시고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母岳山金山寺) 삼층전(三層殿) 미륵금불(彌勒金佛)에 이르러 三十년을 지내다가 최 제우(崔濟愚)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甲子)년에 드디어 천명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신미(辛未)년에 강세하였노라」고 말씀하셨도다.
교운1장10절
상제께서 교운을 펼치신 후 때때로 종도들에게 옛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니라. 그 사람들 중에는 강 태공(姜太公)ㆍ석가모니(釋迦牟尼)ㆍ관운장(關雲長)ㆍ이마두(利瑪竇)가 끼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