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생1장1절
상제께서 환자를 대하실 때에 환자의 가슴과 배 속을 들여다보시는 듯이 경락(經絡)과 장부(臟腑)를 낱낱이 가리키시며 이곳은 어디이고 저곳은 어디이며 어느 장부에서 병이 났고 또 누릿누릿하게 장부에 끼어 있는 것이 담이라 하시며 하나하나 환자가 알도록 가르쳐 주셨도다.
제생1장2절
상제께서 처음으로 의법(醫法)을 화정동(花亭洞)에서 베푸셨도다. 이 경오(李京五)는 화정동에 사는 사람이라. 어느 날 그와 친분이 있는 박 금곡이란 대원사(大院寺) 주지가 경오의 신병을 아뢰고 심방을 상제께 간청하므로 상제께서 그의 병세를 보시니라. 왼쪽 발가락이 저리고 쑤시며 오후부터 새벽까지 다리가 부어 기둥과 같이 되는지라. 그러나 그 부기가 아침에는 내렸다가 정오경에 원상대로 회복되다가도 오후에 붓기 시작하느니라. 이 증세가 三ㆍ四년 계속되어 이제 촌보를 옮기지 못하고 앉은뱅이 노릇을 하게 되었도다. 상제께서 진맥하시기를 「진실로 괴상한 병세로다. 모든 일이 작은 일로부터 큰 일을 헤아리나니라. 내가 이 병으로 표준을 삼고 천하의 병을 다스리는 시험을 하리라.」 상제께서 손수 다리 끝까지 만지고 「추녀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서 씻으라」 이르시니라. 경오가 명하신 대로 하니 곧 나으니라.
제생1장3절
상제께서 전주 능소(陵所)에 가 계실 때 황 응종(黃應鍾)이 본댁으로부터 와서 상제의 부친의 병보를 아뢰므로 상제께서 응종에게 술과 돈 열 냥을 주시며 「해가 저물었으나 불쾌히 생각지 말고 곧 돌아가다가 청도원(淸道院) 김 송환(金松煥)의 집에서 자고 내일 이른 아침에 동곡 김 갑칠에게 가서 나의 모시 두루마기 한 벌을 가지고, 가서 부친에게 입혀 드리고 이 돈으로 영양분 있는 음식을 만들어 공양하라」고 이르셨도다. 응종이 날은 저물었으나 감히 명을 거역치 못하고 능소를 떠나 행길에 나온 지 한 시간도 못 되어 길옆에 돌비석이 보이는지라. 청도원에 이른 것이니라. 능소로부터 六十리나 되는 청도원을 한 시간도 못 되게 당도한 것에 놀라고 이것은 반드시 상제의 도력임을 깨닫고 기뻐하였도다. 김 송환의 집에서 자고 이튿날 이른 아침 동곡에 들러 두루마기를 찾아 가지고 객망리에 가서 상제의 부친에게 입혀 드리니 부친이 곧 정신을 회복하고 영양분 있는 음식 대접을 받으니 몸도 완쾌하였도다.
제생1장4절
임인년에 상제께서 전주와 하운동(夏雲洞) 사이를 다니시면서 약재를 쓰지 않고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을 건져 주시니 모든 사람들은 그 신력에 경복하였도다.
제생1장5절
상제께서 임인년 四월 十三일에 김 형렬의 집에 이르셨도다. 때마침 형렬의 아내가 막내아들을 분만할 때니라. 그 부인은 산후 四十九일간 산후 복통으로 고생하는 습관이 있는지라. 형렬이 매우 근심하기에 상제께서 가라사대 「이후부터 나를 믿고 근심을 놓으라」 하시니 그는 상제의 도움을 믿고 근심을 놓았도다. 이로부터 부인은 복통과 천식의 괴로움에서 벗어났도다.
제생1장6절
장 효순은 지병인 횟배앓이로 생명을 잃게 된 시집간 딸 때문에 전주부에 머물고 계시는 상제를 찾아와서 고쳐주시기를 간청하였느니라. 상제께서 그 집에 이르러 그 두 부부를 불러 벽을 사이에 두고 등지고 서게 하여 부인 병이 남편에 옮아가게 하신 후에 상제께서 남편의 배를 만져 회복하게 하시니라.
제생1장7절
김 윤근이 치질로 수십 년 동안 고생하다가 계묘년 三월에 이르러 기동할 수 없이 누울 정도로 심해지니라. 이를 긍휼히 여기사 상제께서 그로 하여금 아침마다 시천주를 일곱 번씩 외우게 하셨도다. 그가 그대로 행하더니 병에 차도가 있어 얼마 후에 완쾌되었도다.
제생1장8절
고부(古阜) 사람 이 도삼이란 자가 간질병이 있었느니라. 그자의 청을 받으시고 상제께서 「나를 따르라」 이르시고 눕혀놓고 자지 못하게 하시니라. 그자가 밥을 먹고 난 후에 배가 아프고 변에 담이 섞여 나오다가 열나흘 만에 간질 기운이 사라졌도다.
제생1장9절
상제께서 동곡에 머무실 때 그 동리의 주막집 주인 김 사명(金士明)은 그의 아들 성옥(成玉)이 급병으로 죽은 것을 한나절이 넘도록 살리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도저히 살 가망이 보이지 않자 아이의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업고 동곡 약방으로 찾아왔도다. 상제께서 미리 아시고 「약방의 운이 비색하여 죽은 자를 업고 오는도다」고 말씀하시니라. 성옥의 모는 시체를 상제 앞에 눕히고 눈물을 흘리면서 살려주시기를 애원하므로 상제께서 웃으시며 죽은 아이를 무릎 위에 눕히고 배를 밀어 내리시며 허공을 향하여 「미수(眉叟)를 시켜 우암(尤菴)을 불러라」고 외치고 침을 흘려 죽은 아이의 입에 넣어 주시니 그 아이는 곧 항문으로부터 시추물을 쏟고 소리를 치며 깨어나니라. 그리고 그 아이는 미음을 받아 마시고 나서 걸어서 제 집으로 돌아가니라.
제생1장10절
김 창여(金昌汝)가 동곡에서 살았는데 여러 해 동안 체증으로 고생하던 중 어느 날 상제를 찾아 자기 병을 보아주시기를 애원하니라. 상제께서 그를 평상 위에 눕히고 배를 만지면서 형렬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글을 읽게 하였더니 창여(昌汝)는 체증으로부터 제생되었도다.
 調來天下八字曲 淚流人間三月雨
 葵花細忱能補袞 萍水浮踵頻泣玦
 一年明月壬戌秋 萬里雲迷太乙宮
 淸音鮫舞二客簫 往劫烏飛三國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