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호 복희씨(太昊伏羲氏) 

 

태호 복희씨는 염제 신농씨나 황제 헌원 보다 빠른 "삼황의 으뜸"이며, 성이 풍(風)이며 목덕(木德)으로 왕이 되었다. 태호(太昊)는 ‘매우 밝다’는 뜻으로 희씨는 덕이 높은 천자로서 매우 밝아 해와 달과 같다는 뜻이다. 덕인 나무(木)는 역(易)의 괘(卦)로 나무 또는 바람이므로 성을 풍(風)이라고 했다. 현 중국의 하남성 진주(陳洲)에 도읍했고 재위 기간은 115년이었다.

태호 복희씨의 탄생 신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의 서북방 수만리 되는 곳에 화서씨(華胥氏)의 나라라는 극락세계가 있다. 바로 이 극락에 화서씨라는 여자가 살고 있었는데, 한번은 그녀가 동쪽에 있는 ‘뇌택(雷澤)’이라는 호수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그곳은 나무가 울창하고 풍경도 더 없이 수려한 곳이었다. 그 곳에서 그녀는 호수가에 찍혀있는 어떤 거인(巨人)의 발자국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워낙 신기하고 재미가 있어서 자기의 발로 그 거인의 발자국을 밟아 보았다. 그때 어떤 야릇한 기운을 느끼고 나서 그녀는 후에 ‘복희’라는 아들을 낳게 되었다.” 『한대의 위서』

 

위에 나오는 호수가에 찍혀 있던 거인의 발자국은 아마 호수를 주관하고 있는 신 곧 ‘뇌신(雷神)’일 것이다. 그는 사람의 머리에다 용의 몸을 한 이를 테면 반인반수의 천신이라고 할 수 있다. 『열자』에 의하면 복희씨의 형상이 ‘인면사신(人面蛇身)’ 또는 ‘인면용신(人面龍身)’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복희씨는 화서씨와 뇌신의 아들이라 추측할 수 있으며, 스스로 충분한 신력(神力)을 지니고 있었다. 여러 부족들이 숭배하는 각기 토템(totem)의 모든 장점을 모아 만든 것이 용(龍)이다, 그리하여 복희씨를 인면용신이라고 불렀다.

전설에 의하면 태호 복희씨는 고대 동이족(東夷族: 고대 중국의 동방에 있는 각 부족의 총칭)의 유명한 우두머리였으며, 위수(渭水) 유역의 성기[成紀: 지금의 감숙성 진안현(秦安縣) 북쪽]에서 태어나 진(陳)에서 살았다.

 

태호 복희씨의 인류에 미친 가장 큰 업적은 처음으로 역(易)의 8괘(희역)를 만든 것이다. 천하(天河, 송화강)에서 나온 용마(龍馬)의 등에 나타난 상(象)을 보고 하도와 팔괘를 처음 그려 역(易)의 창시자가 되었습니다. 복희씨 때 상과 수로써 상징되는 하도와 팔괘가 만고불변의 진리로서 세상에 드러나자, 역학의 도맥은 문왕, 주공, 공자를 거쳐 이어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손룡자, 추연 등을 거쳐서 음양오행의 변화원리로 체계화되고, 노자 열자 장자에 의해 논리를 넘어 우주신비경의 궁극을 설명하는 우화형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이로써 역(易)은 동양사상의 최고봉이자 문화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생활철학이 된 것입니다.

그는 음양의 변화 원리에 근거하여 팔괘(八卦)를 창제하고, 8종의 간단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부호를 사용하여 천지간의 만사만물을 개괄하였다고 한다. 그는 위로는 천문(天文)을, 아래로는 지리(地理)를 관찰하고, 멀리는 동식물의 모든 생명을 보고, 가까이는 인체의 경락을 이해해서 세상의 만물에 공통된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팔괘가 나타내는 여덟가지 부호는 각각 하늘(天), 땅(地), 물(水), 불(火), 바람(豊), 천둥(雷), 산(山), 못(澤)을 대표하는데, 복희는 이 팔괘를 이용하여 길흉화복을 점쳐 신의 계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랬다. 이것은 바로 세계에 대한 초보적 인식 방식으로 여기에 중국철학의 싹이 배태되어 있다. 중국 혹은 동양 문화의 중요한 특징이 여기에서 마련되었으며, ‘주역(周易)’의 사상적 기초가 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태호 복희씨는 우주 변화 원리인 음양오행 법칙을 처음으로 밝혔다. 컴퓨터를 비롯한 오늘날 디지털 문명의 바탕인 이진법(二進法)도 이 음양 원리에 기초한다. 이진법을 고안해 낸 라이프니쯔(G. Leibniz)는 당시 중국에 있던 선교사 부베(J. Bouvet)와의 서신을 통해 64괘도를 알게 된 후, 자신이 개발한 이진법이 수학에 새로운 광명을 열어 줄 것을 확신하였다. 동양 우주론의 심오함에 눈뜬 그는 부베에게 보낸 서신에서 복희씨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복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자이자 동양 과학의 창립자이다. 이 역의 그림은 현존하는 과학의 최고 기념물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인간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의 이중나선 구조와 유전자를 구성하는 64가지 염기 조합도 음양론과 64괘의 원리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과연 태호 복희씨는 지구촌 인류문명의 원 조상이요, 동서 문명의 뿌리 되는 대성인이다. 한마디로 하도와 낙서는 현대의 첨단 과학문명을 비롯하여 동서고금의 문명을 탄생케 한 위대한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이다.

 

그는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을 보고 그물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고기잡이와 목축을 가르쳤다. 그는 글자를 만들었고, 결승(結繩) 즉 새끼를 만들어 약속을 정하는 방법을 가르켰다. 그는 또 "슬(瑟)"이라는 악기와 ‘가변(駕辯)’이라는 악곡을 만들었다. 이처럼 그의 발명은 인류의 생활을 개선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하겠다.

또한 혼인법(婚姻法)을 정하여 여피 즉 한 쌍의 가죽으로 납채(納采)하는 것을 예로 삼았다. 그리고 복희씨는 얼룩이 있는 소, 양, 돼지를 희생(犧牲)으로 길러서, 포주(庖廚)에서 요리하여 상제와 천지신명 그리고 조상에게 제사지냈다. 천제를 워낙 잘 드려서 그를 포희씨(泡犧氏-동물의 고기를 굽는다)라고도 불렀다. 이와 같은 사실로 볼 때, 이 당시 이미 불을 사용했음을 알 수가 있다.

복희씨와 그의 여동생 여와씨 이후에 공공씨(共工氏), 태정씨(太庭氏), 백황씨(柏皇氏), 중앙씨(中央氏), 역륙씨(歷陸氏), 여련씨(驪連氏), 혁서씨(赫胥氏), 존로씨(尊盧氏), 혼돈씨(混沌氏), 호영씨(昊英氏), 주양씨(朱襄氏), 갈천씨(葛天氏), 음강씨(陰康氏), 무회씨(無懷氏)가 차례로 대를 이어, 목덕의 왕 풍성은 15대를 계승하였다.

 

『전경』에는 복희씨를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 세상에 성으로는 풍(風)성이 먼저 있었으나 전하여 오지 못하고 다만 풍채(風采), 풍신(風身), 풍골(風骨)등으로 몸의 생김새의 칭호로만 남아올 뿐이오. 그 다음은 강(姜)성이 나왔으니 곧 성의 원시가 되느니라.” (행록 제4장 17절)

이렇게 복희씨는 인간으로 처음 풍(風)이라는 성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世界有而此山出 紀運金天藏物華(세계유이차산출 기운금천장물화)

應須組宗太昊伏 道人何事多佛歌(응수조종태호복 도인하사다불가”(행록 제2장 5절)

 

세상은 모두 이 산으로 나왔고, 후천(後天)의 시작 운은 만물을 감추니 화려하다.

마땅히 조상읜 근본은 태호 복희씨인데, 어찌하여 많은 도인들은 부처만 찾는단 말인가?

 

위의 공사에서 볼 수 있듯이 상제님께서는 인류의 조종(組宗)을 복희씨로 말씀하셨다.

끝으로 〈『대순회보』 제35호, 2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우주(宇宙)가 우주(宇宙)된 본연법칙(本然法則)은 그 신비(神秘)의 묘(妙)함이 태극(太極)에 재(在)한바 태극(太極)은 외차무극(外此無極)하고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진리(眞理)인 것이다.(중략) 그러므로 이 우주(宇宙)의 모든 사물(事物)은 곧 천지일월(天地日月)과 풍뇌우로(風雷雨露)와 군생만물(群生萬物)이 태극(太極)의 신묘(神妙)한 기동작용(機動作用)에 속하지 않음이 있으리요, (중략) 창생(蒼生)을 광제(廣濟)하시는 분이 수천백년(數千百年)만에 일차식 내세(一次式 來世)하시나니 예컨대 제왕(帝王)으로 내세(來世)하신 분은 복희 단군 문왕(伏羲 檀君 文王)이시오, 사도(師道)로서 내세(來世)하신 분은 공자 석가 노자이시며 근세(近世)의 우리 강증산 성사 (姜甑山 聖師)이시다.”

 

이처럼 태호 복희씨는 우주의 이치를 깨달아 천지신명을 하늘에 봉하고(神奉於天), 인세에 법도를 폈으며 많은 문화를 발견하였던 커다란 성인(聖人)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화, 전설상의 인물로 알고 있음에 상제님과 도주님께서 복희의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밝혀주셨다고 할 수 있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