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대원조화주신 vs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
대순진리회의 신앙의 대상은 구천상제님이시고, 상제님의 존재의 궁극적인 실상을 알 수 있는 것이 상제님의 신위(神位)와 신격(神格)입니다. 상제님에 대한 신격은 『전경』과 『대순진리회요람』, 『대순지침』에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격은 두 가지로 나타나 있습니다. 하나는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이고 다른 하나는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입니다. 전자는 상제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강세하실 때의 신격으로 나타나고, 후자는 화천이후의 신격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위의 두 신격에 대한 의미와 차이점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봄으로서 상제님의 존재의 실상에 대한 이해를 더하고자 합니다.
먼저 ‘구천대원조화주신’이라는 신격은 『대순진리회요람』의 「취지」에 “무상한 지혜와 무변의 덕화와 위대한 권능의 소유주이시며 역사적 대종교가이신 강증산 성사께옵서는 구천대원조화주신으로서 삼계대권을 주재하시고 천하를 대순하시다가 인세에 대강하사 상도를 잃은 천지도수를 정리하시고(…)”에서와 같이 더없는 지혜와 끝없는 덕화와 위대한 권능의 소유주로서의 신격입니다. 또한 이 신격은 삼계대권을 가지고 인세에 강세하실 때의 신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극도통감』의 「취지서」에도 “惟我上帝는 應九天大元造化主神으로 從至氣而 大降于世하사 大巡三界而 設大公事하시고(…)”와 같이 ‘구천대원조화주신’의 신격이 역시 인세에 대강하시어 삼계를 대순하실 때의 신격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의 신격을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구천은 ‘가장 높다’는 양의 최고수(最高數) 또는 극수(極數)의 의미인 九와 ‘신명계’를 뜻하는 天의 합성으로 신명계의 가장 높은 위(位)를 나타내며, ‘원(元)’의 ‘으뜸’, ‘시초’라는 사전적 의미로 미루어 대원(大元)은 시간과 공간상으로 가장 궁극적인 자리임을 나타내는 ‘가장 크고 근원 또는 으뜸이 되시는’이라는 의미로 풀이 할 수 있으며, ‘조화(造化)’는 그 사전적 의미가 객체적으로는 ‘저절로 되게 하다’ 는 무위이화(無爲而化)와 주체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만들다’라는 창조의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주신은 보조신(補助神)이 아닌 ‘주재(主宰)하시는 신이다’는 주인의 뜻이니 ‘구천대원조화주신’의 의미는 신명계의 가장 으뜸이 되시고 근원이 되시는 창조주로서의 조화의 주신이라는 뜻으로 해석 할 수 있겠습니다.
『전경』에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 대법국 천계탑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삼층전 미륵금불에 이르러 30년을 지내다가 최 제우에게 제세대도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 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년에 드디어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신미년에 강세하였노라.”(교운 제1장9절)라고 ‘구천대원조화주신’이신 상제님의 강세의 필연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위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면 두 가지 특징적인 측면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 첫째는 구천대원조화주신으로서의 상제님께서는 지금까지 인간계와 어느 범주의 신명계에는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소관은 신성. 불. 보살에게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상제님께서 인간세계에 관여 하였다면 신성. 불. 보살들이 세삼 상제님께 인류와 신명계의 겁액에 대해 청원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인세에 강세하시기전 ‘구천대원조화주신’이라는 신격으로 계실 때 이미 최제우로부터 신앙이 태동 되었다는 측면입니다. 즉 상제님께서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불에 영(靈)으로 임어(臨御)해 계실 때, 수도 중에 있던 최제우는 경신년 음력 4월 5일 상제님과 영적인 교감으로 제세대도를 계시 받기에 이릅니다. 그 교감의 내용 이 『동경대전』 「포덕문」에“물구물공(勿懼勿恐)하라. 세인위아상제(世人謂我上帝)어늘 여부지상제야(汝不知上帝耶)아.(두려워하지 말고 겁내지 말라. 세상사람들이 나를 상제라 이르거늘 너는 상제를 모르느냐?)”로 기록 되어져 있는데 이는 ‘구천대원조화주신’이신 상제님께서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세상 사람들이 상제로 불러왔었던 그 분임을 역설하신 하문으로 ‘구천대원조화주신’이신 상제님께서는 이미 구천상제님이심을 알 수 있는 단면으로 나타내어 줍니다. 또한 한문으로 된 『동경대전』에서 최제우는 상제님에 대한 호칭을 ‘상제님’ ‘천주님’으로 표현하고 있고, 언문가사로 되어 있는 『용담유사』에는 상제님을 아래하의 ‘하날님’으로 표현되어 있음을 볼 때, 최수운의 영적인 교감으로 영접한 상제님은 우리 겨레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모셔왔던 “하느님”과 동일한 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선천의 상극적 인류 역사는 마침내 인류의 진멸이라는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원시의 신성과 불과 보살들로서도 불가능하므로 인류의 구원을 상제님께 하소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신성. 불. 보살로서도 구천대원조화주신이신 상제님의 권능이 아니고서는 인류를 구할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삼계를 광구 하실 수 있는 권능의 소유주이신 ‘구천대원조화주신’의 위격이 잘 나타나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신격이 상제님에게만 해당되시는 고유의 신격인지 아니면 이 신격에 해당하시는 분이 상제님 외에 다른 분이 계신지에 대한 의문에 봉착합니다. 이 의문점에 대한 답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우리가 알 수 있는 범주와 영역 내에서는 ‘구천대원조화주신’의 신격은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으므로 구천상제님의 고유적이며 단일적인 신격으로 이해되며, 이 신격은 우리민족의 마음속에 간직되어온 하느님의 존재와 동일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의 신격은 도주님께서 1925(을축)년에 구태인(舊泰仁) 도창현(道昌峴)에 도장을 이루시고, 무극도(无極道)를 창도하심에 상제님을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로 봉안함으로 비롯됩니다.(교운 제2장 32절) 즉 상제님께서 인세의 9년간의 천지대공사를 마치시고 신명계에 임어(臨御)하신 제위(帝位)로, 그 오르심은 도주님의 지고지순하신 받드심의 공부가 수반된 임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의 신격에 대한 의미는 『대순진리회요람』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삼계를 통찰하사 건곤을 조리하고 운화를 조련하시는 우주 총할(總轄)의 가장 높은 위에 계신 천존으로, 모든 천체와 삼라만상이 이 천명에 응하지 않고는 생성됨이 없으며, 뇌성으로 천지를 나누고 동정진퇴의 변화로 천기와 지기를 승강케 하며 만물을 생장하게하며 생성변화 지배자양(支配滋養)하니, 우주가 유형 무형으로 화성되게 하시는 지대지성(至大至聖)의 삼계의 지존(至尊)이시며,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으로 주재(主宰) 관령(管領)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존칭인 것입니다.
또한 『전경』에 “우주 삼라 만상의 모든 이치의 근원이 바다에 있으므로 해인이요. 海島眞人이란 말이 있느니라. 바닷물을 보라. 전부 전기이니라. 물은 흘러 내려가나 오르는 성품을 갖고 있느니라. 삼라 만상의 근원이 수기를 흡수하여 생장하느니라. 하늘은 三十六天이 있어 상제께서 통솔하시며 전기를 맡으셔서 천지 만물을 지배 자양하시니 雷聲 普化 天尊 上帝이시니라. 천상의 전기가 바닷물에 있었으니 바닷물의 전기로써 만물을 포장하느니라고 말씀하셨도다.”(교운 제2장 55절)와 같이 상제님께서는 하늘의 삼십육천을 다스리는 최고의 위에 응하셔, 전기를 맡으셔서 천지만물을 다스리고 기르시는 천존상제이신 것입니다.
이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에서 ‘천존상제’라는 신격은 이제까지는 나타나지 않은 신격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천존’과 ‘상제’라는 각각의 신격은 복수적으로 쓰여 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천존’은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 ‘원진천존’을 비롯해 도교의 신격에서도 ‘원시천존’, ‘영보천존’, ‘도덕천존’등으로 나타나 있고, ‘상제’라는 신격도 ‘옥황상제’, ‘호천상제’, ‘현천상제’등으로 복수적인 형태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는 ‘천존’과 ‘상제’ 각각의 신격은 우주의 최고신(最高神)의 신격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반증입니다. 그러나 ‘천존상제’의 신격은 도주님께서 상제님을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라는 존위에 모심으로 새롭게 생성된 신격으로 이해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선천이란 세상에 존재 하지 않았던 ‘천존’과 ‘상제’의 합일된 최고의 지고(至高)한 신격으로 새로운 천지의 최고의 신격으로 이해 할 수 있겠다 하겠습니다.
따라서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의 신격은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으로 주재(主宰) 관령(管領)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신 ‘구천대원조화주’이신 ‘상제’의 신격과 『옥추경(玉樞經)』에 나타난 도교 최고의 신격으로 삼십육천(三十六天)을 다스리는 뇌부(雷府)의 중심의 신격인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이라는 관격(官格)의 성격을 가진 신격이 합하여진 새로운 신격으로, 오직 우리 상제님만의 고유한 신격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때의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의 신위는 도교에서 말하는 신위와는 다른 것으로 보아야 마땅한 것이며, 이는 선천세계의 신위와는 다른 후천과 인존시대를 맞이한 지고한 최고신(最高神)의 신위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의 신격은 인세에 대강 하실 때 나타난 신격으로 오랜 세월 동안 우리에게 ‘상제님’ 또는 ‘하느님’으로 신앙되어온 창조주이며 절대자이며 구세주로서의 신격으로 구천상제님만의 단일적이며 고유한 신격으로 이해되며,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의 신격은 지금까지 찾아 볼 수 없는 ‘천존상제’라는 새로운 신격이 생성된 것으로 미루어 이는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으로 주재(主宰) 관령(管領)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신 ‘구천대원조화주’이신 구천상제의 ‘상제’의 신격과 도교 최고의 신격으로 삼십육천(三十六天)을 다스리는 뇌부(雷府)의 중심의 신격인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이라는 관격(官格)이 합하여 삼계가 하나로 통일되고 완성되는 후천이라는 인존시대의 지고(至高)한 최고신(最高神)의 신격으로 이해되는 바입니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