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상생(報恩相生)
보은이란 어디선가 입은 은혜, 누구에선가 받은 은혜에 대해 보답하는 것을 말한다. 보은(報恩)의 ‘報’자는 갚다, 대답하다이며 ‘恩’은 은혜, 덕분, 신세라는 뜻으로 은혜를 받았으면 보답해야 된다는 뜻이다. 즉 보은상생(報恩相生)이란 ‘은혜를 갚으며 서로 잘 살자’는 뜻이다. 요즘 ‘동물의 왕국’을 보면 말 못하는 동물세계에도 질서가 있고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옛 말의 “줄때는 말로주고 받을 때는 되박으로 받는다.”는 말이나, “돈은 빌려줄 때 앉아서 주고, 받을 때는 서서 받는다.”는 말이 있듯이 누구나가 받는 것은 좋아하지만 베푼다는 것에는 인색한 것이 우리의 마음인 것 같다.
우리가 무심코 살아가다보니 얼마나 많은 은혜를 잊고 있는가.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는 각기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상호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서로 간에 깊은 필연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호관계의 원리를 인간의 도덕적 관념으로 볼 때 은혜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신명 인간과 자연 자연과 신명 어느 하나도 은혜의 원리를 벗어난 것이 없어 공생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에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상도를 잃고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공사 제1장 3절 참조) 또한 하늘, 땅, 자연, 신명 등 사이에 원과 척이 발생하여 질서가 붕괴되었으니 인간들은 천지의 은혜, 선령신의 은혜, 부모, 형제, 친척, 이웃, 사회, 국가의 은혜를 망각하고 오직 자기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하여 살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것은 이 시대에는 문명의 이기에만 집착하여 서로의 이익만을 탐하는 물질만능주의에 휩싸이게 됨으로 일상생활에서 보은의 원리를 상실해 버린 것이다.
그러면 보은의 원리를 무시하여 은혜를 저버린다면 그 결과는 어떠할까.
『전경』에 ”원시반본 하는 때라 혈통 줄이 바로 잡혀 환부역조와 환골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교법 제3장 42절)는 상제님의 지엄하신 경계의 말씀이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어떠한가, 가정에서 조상을 모시는 제사의례를 보며 미신 같고 무식한 사람들이 하는 행위라고 비웃는 사람들이 더 잘 살고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시대이다 보니 조상을 모신다는 말은 날이 갈수록 젊은 세대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 나 하나의 몸이 태어나는 데는 선령 신들이 육십년 동안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하나를 타 내게 된다는 것을 상제님의 말씀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수도인은 선령 신을 저버리고 무시하는 자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은 착한 자는 화를 당하고, 악한 자는 복을 받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상극의 기운이 상생의 기운으로 바뀌어 큰 기운이 들이닥칠 때는 오직 벌과 죽음이 있을 뿐이다. 조상 선령신은 바로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근원적인 뿌리이다. 그 은혜로써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을 모르고 무시하며 저버린다는 것은 스스로 나의 생명의 근원과 기운의 원천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로써 추운겨울에 진달래 꽃나무를 꺾어다 병에 꽂아 놓으면 때 이른 꽃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 꽃은 뿌리가 없기 때문에 열매를 맺을 수도 없거니와 장구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선천의 법도는 상극의 이치를 띄고 있으므로 제자가 스승을 해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극하는 부도덕이 존재할 수 있으나, 앞으로 오는 세상은 상생의 법도를 바탕으로 새 법도, 새 강륜, 그리고 새 질서가 이루어짐으로써 이러한 상극적이고 부도덕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하극상은 윗사람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저버리고 오히려 배은하는 것이므로 엄격한 규칙아래 그 대가를 감수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배은도 똑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인간은 천지 자연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것을 망각하고 훼손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망치는 일과 같다.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는 은혜를 잊어버리고 오직 재리에만 눈이 어두워 달려오다 보니 이제야 그것을 깨닫고 자연보호니, 온실가스 절제니 하며 때늦은 호들갑을 떨고 있다.
상제님께서는 일찍이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라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졌다.(교운 제1장 9절 참조)
인류의 교만한 마음이 자연을 해치고 그 원인이 되어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은혜를 저버림이 천지는 물론 인류의 파멸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자연, 신명, 인간 등 어느 쪽에 대해서도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그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은혜를 베풀면 보은이라는 결과가 돌아오게 되고 은혜를 입었으면 반드시 그에 맞게 보은해야 하는 것이다.
“조선과 같이 신명을 잘 대접하는 곳이 이 세상에 없도다.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고자 제각기 소원에 따라 부족함이 없이 받들어 줄 것이므로 도인들은 천하사에만 아무 거리낌 없이 종사하게 되리라.”고(교법 제3장 22절) 상제님께서는 약속하셨다.
그러면 우리 수도인은 상제님과 천지신명에 어떻게 보은을 해야 되겠습니까?
상제님께서는 신성, 불보살들의 호소로 진멸지경에 이른 인간을 살리려 오신 것의 보은은 구천상제님의 해원상생 옥황상제님의 보은상생의 양대 원리와 박성상제님의 포덕천하를 훈회와 수칙을 준수하여 성경신을 다 하는 것이 부족하나마 보은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지금껏 살아오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하니 나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박성상제님께서 “항상 우리 도인은 화합 단결하라.”고 하신 말씀을 이제야 더 깊이 깨닫게 되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상제님을 믿고 덕화를 받은 수도인들이 상제님을 망각하고 수도와는 거리가 멀어져 현실에 급급하여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이 든다. 그분들도 하루빨리 도의 입문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와서 상제님의 일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1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