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위기(五仙圍碁)
숭도문을 지날 때마다 보게 되는 벽화 중 바둑을 두는 그림이 있는 오선위기 벽화가 친숙함을 느끼게 합니다.
상제님께서 바둑은 요임금이 창작하여 단주를 가르친 것이라 하셨습니다.(공사 제3장 6절 참조) 중국고전『박물지』에 실린 “요조위기 단주선지(堯造圍棋 丹朱善之)”라는 문구에 따르면 기원전 2300년 전 요임금이 아들을 위해 바둑을 발명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현하 대세가 오선위기(五仙圍碁)와 같으니 두 신선이 판을 대하고 있느니라. 두 신선은 각기 훈수하는데 한 신선은 주인이라 어느 편을 훈수할 수 없어 수수방관하고 다만 대접할 일만 맡았나니 연사에만 큰 흠이 없이 대접만 빠지지 아니하면 주인의 책임은 다한 것이로다. 바둑이 끝나면 판과 바둑돌은 주인에게 돌려지리니 옛날 한 고조(漢高祖)는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으되 우리나라는 좌상(座上)에서 득천하 하리라.”(예시 28절)
인류와 신명계의 겁액을 풀어주시고 영원한 복록의 세계를 건설하시기 위한 상제님의 천지공사에서 오선위기 공사는 우리나라 국운을 체결하시는데 거쳐야할 공사입니다.
오선위기는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다섯 신선이 모여 바둑을 두는 모양을 나타내는 용어인데 ‘상산사호(商山四皓)’에 주인신선을 더한 것입니다. 상산사호란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뒤 포악무도한 정치를 하자 뜻있는 선비들은 세상을 등지고 심산유곡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섬서성 상현(商顯) 동쪽에 산상의 깊은 산중에 네 사람의 은사가 난리를 피해 숨어 살고 있었는데 그 이름은 동원공(東園公), 기리계(綺里季), 녹리선생(甪里先生), 하황공(夏黃公)이다. 그들은 근심걱정을 잊기 위해 약초를 캐고 바둑 두는 것으로 소일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모두 눈썹과 머리카락이 희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오선위기의 의미를 보면 상제님께서 공사 이후 조선을 둘러싼 4대 강국으로 볼 수 있는데 바둑을 두는 두 신선은 미국과 소련(구소련)이고 훈수를 두는 두 신선은 일본과 중국입니다.
바둑판은 한반도이고 바둑돌은 남북한 백성으로 볼 수 있으며 주변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바둑이 끝난다는 것은 남북한이 통일됨으로써 자연히 미 ‧ 러의 간섭이 사라져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상의 대립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선천 상극시대에 그토록 말썽 많았던 일체의 시비가 순창 회문산에 있는 영봉의 기운으로써 완전히 불식하게끔 공사를 보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제까지 시시비비(是是非非)가 되어있던 인간의 선(善)과 악(惡), 죄(罪)와 덕(德)의 대립이 없어지고 후천의 상생정신이 오선위기의 발음으로부터 되어 나가는 것이라 봅니다.
“바둑의 시조 단주(丹朱)의 해원도수를 회문산(回文山) 오선위기혈(五仙圍碁穴)에 붙여 조선 국운을 돌리려 함이라(…)(공사 제2장 3절)
도주님은 경남 함안군 칠서면 회문리(會文里)로 오셨다. 상제님께서 “바둑의 시조 단주(丹朱)의 해원도수를 회문산(回文山) 오선위기혈(五仙圍碁穴)에 붙이신다”고 하는 것은, 도주님의 전생이 초패왕이고, 초패왕의 전생은 단주이므로 바로 회문리로 오신 도주님께서 전생에 단주이심을 밝히신 것이다.
도주님은 전생에 천하를 얻기 위하여 인간 세상에 단주로 왔으나 원(冤)만 쌓아놓고 가시고, 이 원을 풀기 위해서 다시 인간 세상에 초패왕(항우)으로 태어나 천하를 얻으려고 하였지만 실패하여 31세에 자결하니 또다시 원을 맺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도주님께서는 인세에 다시 삼생(三生)의 인연(因緣)을 따라 우리 도(道)의 주인(主人)으로 오셔서 박성상제님에 의해 조성옥황상제님으로 밝혀지니 단주의 원이 풀리게 된 것이다.
상제님께서 바둑의 시조 단주의 해원도수를 회문산 오선위기혈에 붙여 조선 국운을 돌리려 함이라 하셨습니다.
위와 같은 오선위기에 의미를 염두에 두면서 조선의 근현대사와 당시의 세계정세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동양에서 지상천국을 건설하려던 마테오리치 신부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동양에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넘어가 문운을 열었습니다. 서양은 문명신의 역사로 산업혁명을 이룩함으로써 급속히 발전하고 자국의 이익을 내는 것으로 모자라 약소국을 넘보는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우리나라는 1894년 갑오농민혁명의 실패로 민중은 도탄에 빠졌으며 조정은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약소국에 머물러 강대국에 침략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한 종도가 상제님께 조선의 국운을 여쭈었습니다. “(…) 장차 청일 사이에 싸움이 두 번 나리니 첫 번에는 청국이 패하리라. 다시 일어나는 싸움은 십년이 가리니 그 끝에 일본이 쫓겨 들어가려니와 호병(胡兵)이 들어오리라. 그러나 한강(漢江) 이남은 범치 못하리라.”(예시 26절) 하셨습니다. 실제로 상제님의 말씀 이후에 청나라와 일본이 두 번 싸움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 싸움은 1931년 9월 18일에 일어난 만주사변으로 일본군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다시 일어나는 두 번째 싸움은 1937년 일어난 중일전쟁으로 1941년 세계 2차 대전으로 확전되었습니다. 1945년 일본군이 쫓겨 들어가기까지 대략 10년간 싸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되게 됩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1950년 6월 25일 소련의 지원 아래 북한군이 전쟁을 일으킴으로서 다시 전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때도 상제님의 말씀대로 중공군(호병)이 개입하여 1951년 1월 4일 피난길에 오르는데 한강 이남은 범치 못하였습니다.
상제님께서 조선을 서양으로 넘기면 인종의 차별로 학대가 심하여 살아날 수가 없고 청국으로 넘겨도 그 민족이 우둔하여 뒷감당을 못할 것이고 일본은 임진란 이후 도술신명 사이에 척이 맺혀 있으니 그들에게 맡겨 주어야 척이 풀릴지라 하셨고(공사 제2장 4절 참조), 동양형세가 위급하여 가만히 두면 영원히 서양으로 넘어가겠기에 내가 러 · 일 전쟁을 붙여 일본을 도와서 러시아를 물리치리라 하셨다.(예시 23절 참조)
러일전쟁은 1904년 2월 8일 일본 함대가 뤼순군항을 기습 공격함으로 시작되어 1905년 9월 5일에 강화하였는데 이 전쟁의 결과 러시아는 패하여 정치적 불안이 가중되어 국내에서는 조선의 지배권을 확립하고 만주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게 됩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신바와 같이 서양으로 넘어가는 조선의 국운을 바로 잡기 위해 일본에게 일시 천하통일지기(天下統一之氣)와 일월대명지기(日月大明之氣)를 붙여(공사 제2장 4절 참조) 일본은 러시아와 중국을 물리치며 승승장구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본은 배사율(背師律)로 망하게 됩니다. 원래 우리나라로부터 문화를 전승받은 일본이 조선을 정복하려는 것은 배은망덕(背恩忘德)한 행위가 됩니다. 또한 서양의 근대문명을 전수받았음에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것도 은혜를 망각한 배사율을 범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1941년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였습니다. 미국은 그에 따른 보복으로 1945년 8월 5일 일본 히로시마, 8월 8일에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하여 일본은 한 순간에 패전국이 됩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하여 우리민족은 광복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도 잠시 남과 북은 각각 미군과 소련의 군정아래 정치적 혼란을 거듭하다, 1948년 8월 15일에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북한도 그해 9월 9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선포합니다. 남과 북에 각각 서로 적대적인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한반도는 분단되었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분단 체제는 한층 굳어져 있습니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6자회담을 하고 있는데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6개국이 참가하는 다자회담입니다. 이러한 6자회담의 성립도 상제님께서 이미 백여 년 전에 천지공사의 물샐틈없는 도수로 짜놓으신 것입니다. 조선을 하나의 주인으로 보면 다섯 신선인데 지금은 남한과 북한이 갈렸기 때문에 주인이 둘이 되어 6자회담인 것입니다.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다가 바둑을 마치면 네 신선은 판과 바둑돌은 주인에게 돌려주고 각기 자기 나라로 돌아갑니다. 이렇듯 조선의 국운은 좌상(座上)에서 득천하(得天下)의 운으로 앉은 자리에서 천하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천리에 의한 명운이니 주변국들에 대한 모든 섭섭함을 털어버리고 말 대접이나 후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상제님께서 1901년(辛丑)부터 9년간 행하신 천지공사를 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九년간 행하여 온 개벽공사를 천지에 확증하리라. 그러므로 너희들이 참관하고 확증을 마음에 굳게 새겨 두라. 천지는 말이 없으니 뇌성과 지진으로 표명하리라」 상제께서 모든 종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별안간 천둥 치고 땅이 크게 흔들렸도다.(공사 제3장 38절)
천지는 말이 없으니 뇌성과 지진으로 표지(標識)합니다. 바둑을 두면 어느 한쪽은 승부에서 패하기 마련이고 시비가 판가름 난다. 승부는 누가 집을 많이 만들었느냐에 따라 이기고 지게 됩니다. 우리 수도인들은 자기가 처해있는 방면과 체를 잘 지켜야만 안심(安心) · 안신(安身) · 경천(敬天) · 수도(修道)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 봅니다.
끝으로 후천선경의 운로를 열어 가는 길에서 통일 한국의 전도는 양양하며, 미래는 지상낙원의 꿈과 희망으로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상제님께서 바둑에서 한수만 높으면 이긴다고 하셨고(공사 제1장 36절 참조), 상제님께서 짜놓으신 천지공사가 이루어져가는 것을 아는 자는 살 기운을 얻을 것이고(知天下之勢者 有天下之生氣), 천하의 대세를 모르는 자는 죽을 기운을 얻는다(暗天下之勢者 有天下之死氣)(행록 제5장 38절 참조)고 하셨다.
또한 나의 일은 남이 죽을 때 잘 살자는 일이요 남이 잘 살 때에 영화와 복록을 누리자는 일이니라.(교법 제1장 6절)고도 하셨습니다.
새해 을미년을 맞이하여 우리 만수도인은 성 · 경 · 신을 다하여 포덕사업에 정진합시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1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