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계탑(天啓塔)

 

천계탑은 대순진리회 입도한 초심자 도인들이 전경을 대하다 보면 한번쯤은 궁금증을 가지게 되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그 궁금한 것은 다름이 아닌 천계탑이 있는 장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천계탑이 있는 장소나 천계탑 자체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무엇이다’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현실적 근거나 바탕이 부족합니다. 다만 이 지면에서는 ‘천계탑을 어느 장소에 있는 것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에 대해 나름의 답으로 제시된 여러 견해들 중 많이 언급된 세가지의 견해를 소개하고 그 견해들에 대해 좀 더 논리적으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천계탑에 대한 것은 『전경』의 「교운」, 「권지」, 「예시」편에 나타나 있습니다. 
“(…) 서양인 이마두가 동양에 와서 지상 천국을 세우려 하였으되 (…) 그가 사후에 동양의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文運)을 열었느니라. (…)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 대법국 천계탑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하다가 이 동토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삼층전 미륵금불에 이르러 (...)”(교운제1장 9절)

“(...) 나는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서 천하를 대순하다가 삼계의 대권을 갖고 삼계를 개벽하여 선경을 열고 사멸에 빠진 세계 창생들을 건지려고 너의 동방에 순회하던 중 이 땅에 머문 것은 곧 참화 중에 묻힌 무명의 약소 민족을(...)”(권지 제1장 11절)
 “상제께서 九천에 계시자 신성. 불. 보살 등이 상제가 아니면 혼란에 빠진 천지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호소하므로 서양(西洋) 대법국 천계탑에 내려오셔서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를 대순하시다가 동토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상에 임하여(...)”(예시 1절)

 위의 전경구절에서와 같이 원시의 신성과 불, 보살들이 회집하여 구천에 하소연함으로 상제님께서 서양 대법국 천계탑으로 내려오시게 되고, 천하를 대순하시는 여정에서 동방을 순회 하시던 중에 참화 중에 묻힌 무명의 약소민족인 이 동토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상에 임어 하시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천계탑이 서양 대법국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럼 서양 대법국은 어디를 지칭한 것일까?
 이 의문점에 대한 해답의 견해는 서두에 얘기 한 것처럼 대략 세가지로 축약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서양을 인간세계, 즉 인세(人世)에서의 동양의 반대편에 있는 곳으로 생각해서 대법국을 서양의 어느 나라라고 보는 것이 두 가지 견해이고, 나머지 하나는 신명계의 어느 장소로 보는 견해입니다.
 첫 번째 견해는 대법국을 프랑스로 보는 견해입니다.
이 견해는 조선 말기에 프랑스의 한자음 표기가 법국(法國) 또는 불국(佛國)이었으므로, 영국을 대영제국으로 높이듯이 프랑스를 높여서 대법국이라고 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견해에 의하면 프랑스 카톨릭의 대표적인 성당인 노트르담 대성당(1163년에 완공)이 천계탑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견해에 대해서는 그 당시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이고 힘으로 다른 약소국들을 핍박하여 식민지를 확대해가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법이 바로선 나라나, 또는 불법이 성행한 나라로 보기에는 더더욱 아니였기 때문에 대법국을 프랑스로 보는 견해는 어쩐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전경

 두 번째는, 대법국을 로마로 보는 견해입니다.  이 견해는 상제님께서 천계탑에 내려오셨을 시기가 17세기에서 18세기이고, 그 시기는 전경 교운의 전교에서 볼 때 계통 계회에 해당합니다. 즉 이 시기는 로마 법왕(法王)인 교황이 서양의 맹주였으므로 대법국을 법왕이 있는 나라인 로마 바티칸으로 보아 가톨릭의 총본산인 성 베드로 성당(1626년 완공)을 천계탑으로 보는 것입니다.
 
◎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 전경  
 마지막으로 서양 대법국 천계탑을 신명계로 보는 견해입니다. 이것은 대순문화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신  ‘장병길 교수’가 세운 가설로 서양 대법국 천계탑을 황제 헌원(軒轅)이 서왕모가 사는 서천의 산에 사각형으로 쌓아 올린 ‘헌원대(軒轅臺)’로 보는 견해입니다. 여기서 서천(西天)은 서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서방 정토의 극락세계를 의미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천에서 서천, 여기서 서역에 이르고 여기서 대법국을 살피셨으니, 대법국의 법은 불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짐작하였고, 또한 살피신 법이 석가불이나 아미타불의 법이 아닌 미륵불의 법으로 생각하셨습니다.”¹⁾
 이 가설을 좀 더 뒷받침 해주는 근거가 『대순전경』²⁾의 내용에서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즉 『대순전경』 초판에 “서양 대법국 천계탑”³⁾으로 표기 된 것을, 3판에서는 “서천서역 대법국 천계탑”⁴⁾으로 수정하였습니다. ‘서양’이 ‘서천서역으로 수정된 것입니다. 그 수정한 연유는 『대순전경』 초판의 내용 보다 김형렬 종도에 의해 전해진 『동곡비기』⁵⁾의 내용이 비교적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전수되어 보다 사실에 가깝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볼 때는 서양이 곧 서천서역과 같은 것으로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위의 가설을 차제하더라도 천계탑의 장소가 신명계로 볼 수 있는 근간이 위의 전경구절의 문맥상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문맥상 상제님께서 천계탑으로 내려오신 것이 천하대순과 삼계대권을 주재하시기 이전의 과정임을 볼 때, 여실히 서양 대법국 천계탑의 위치가 신명계임에 그 무게감이 더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천계탑이 인세에 있는 어떤 장소로 상정 할 경우, 인간세계로 오셨다가 다시 천하대순을 위해 신명계로 오셔야하는 불편함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순의 여정상으로 천계탑이 신명계에 있는 것이라 보아야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또한 성화도의 그림에 신성 · 불 · 보살들이 회집하여 구천에 하소연하는 장면에 천계탑으로 보이는 그림이 등장하는데 이것 또한 천계탑이 인세가 아닌 신명계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정에 기울기를 더해 줍니다.
 
 이상에서 천계탑이 있는 장소에 대한 견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각각이 하나의 견해일 뿐 그것을 답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수도인들이 상제님께서 밝혀주신 대도의 참뜻에 보다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서 이러한 견해들을 통하여 막연한 의구심의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 『대순종교사상』 (p13-14), 장병길 대순종교사상연구소,1976
2) 『대순전경』 이상호, 1929
3) 『대순전경』 초판(4장 14절,9장 11절), 이상호, 1929
4) 『대순전경』 3판(p158), 이상호, 1947
5)  김형렬, 김자현 외 3명에게 전하신 비기로 전해짐, 1907 

  『대순전경』 편찬시 내놓치 않음. 후에 김찬문 김태진 (김형렬의 자손)에 의해『동곡 비서』로 출판, 1990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1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