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

 

모든 종교에는 신앙하는 대상이 있고 대상에 대한 각각의 호칭이 있다. 따라서 각 종교의 궁극적 실재는 신앙의 대상에서 찾을 수 있고 그 대상의 존재의 실상은 호칭에서 알 수 있다. 대순진리회의 신앙의 대상은 구천상제이시다. 상제님의 존재의 실상은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九天㣹元雷聲普化天尊姜聖上帝)’라는 신위(神位)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신위는 도주님께서 1925년(을축) 구태인 도창현(道昌峴)에 무극도장을 건립하고 상제님의 영위(靈位)를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九天㣹元雷聲普化天尊姜聖上帝)로 봉안하시면서 부터다. 상제님께서 화천하신 이후 상제님을 모시는 많은 교단이 형성되었고, 각기 도조(道祖-상제님)에 대한 다양한 존칭을 사용한다. 천사(天師), 옥황상제(玉皇上帝), 대 선생, 통천상제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상제님의 존위를 명확하게 밝히진 못했다. 도주님께서는 구천상제님의 계시와 상제님의 도수에 의한 공부로 종통을 계승하시고 상제님의 누이동생인 선돌부인으로부터 봉서를 받으시고, 창도하시게 된다. 그리하여 상제님의 존위(尊位)를 만천하에 명확히 밝혀 주셨다.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의 이 신위는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과 ‘강성상제’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은 상제님의 신명계의 존재의 실상을 나타내는 신격(神格)에 해당되고 강성상제는 인간으로 화현(化現)하시어 사명을 다하시고 다시 상제의 위에 임어하신 인격(人格)을 나타낸다. 이 신위는 지대지성한 삼계의 지존께서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으로 주재 관령하시며 관감만천하시는 위(位)인 관격(官格)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나아가 도주님께서는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의 근원이 바다에 있으므로 해인이요. 해도진인(海島眞人)이란 말이 있느니라. 바닷물을 보라. 전부 전기이니라. 물은 흘러 내려가나 오르는 성품을 갖고 있느니라. 삼라만상의 근원이 수기를 흡수하여 생장하느니라. 하늘은 삼십육천(三十六天)이 있어 상제께서 통솔하시며 전기를 맡으셔서 천지 만물을 지배 자양하시니 뇌성보화천존상제(雷聲普化天尊上帝)이시니라. 천상의 전기가 바닷물에 있었으니 바닷물의 전기로써 만물을 포장하느니라」고 말씀하셨도다.”(교운 제2장 55절)에서와 같이 구천상제님의 존위와 위격을 밝혀 주셨다. 

그렇다면 구천상제님께서 인세에 강세하시기 전의 신격은 무엇인가?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이시다. 이는 구천상제님의 고유의 신격으로 우주의 최고신이며 주인이신 상제님만을 일컫는 오직 한 분의 절대적(絶對的) 신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교운 제1장9절), 또 “상제께서 어느 날 종도들에게「내가 이 공사를 맡고자 함이 아니니라. 천지신명이 모여 상제가 아니면 천지를 바로 잡을 수 없다 하므로 괴롭기 한량없으나 어찌할 수 없이 맡게 되었노라」고 말씀하셨도다.”(공사 제1장 9절)에서 보듯 천지신명이 상제가 아니면 천지를 바로 잡을 수 없다고 한데서 그 위격과 권능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상제님 손바닥의 임(壬)자와 무(戊)자는 구천대원조화주신으로서 우주의 시원인 ‘壬’과 조화인 ‘戊’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보여 진다.

 한편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이란 신격은 도교의 경전인 옥추경(玉樞經)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옥추경도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째는 원전이다. 원전은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옥추보경(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玉樞寶經)’이다. 언제 쓰여 졌는가는 알 수 없으나 내용은 천경(天經)과 지경(地經)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의 말씀(法語)으로 되어 있다. 두 번째는 집주서로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옥추보경 집주(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玉樞寶經 集注)’가 있다. 집주는 원(元)나라 때 1333년 제39대 천사인 장사성(張嗣成: 

 ?~1344)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지어진 것으로 조선 후기 계룡산에서 만들어진 오늘날의 옥추경을 이른다. 우리의 관심은 옥추경의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의 신격이 신명계에서 어느 위치냐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수난이 있긴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신격은 도교 최고의 위(位)로서 삼십육천(三十六天)을 다스리는 뇌부(雷府)의 중심 신격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전경에 도주님께서 밝혀주신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의 성어(聖語)는『대순진리회요람』에 잘 나와 있다. 

- “구천(九天)이라 함은

『전경』에 “…모든 신성 · 불 · 보살들이 회집하여 구천에 하소연 하므로…(교운 제1장 9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우주를 총할(總轄)하시는 가장 높은 위에 계신 천존께 하소연 하였다는 말이니 그 구천은 바로 상제님께서 삼계를 통찰하사 건곤을 조리하고 운화를 조련하시고 계시는 가장 높은 위임을 뜻함이며, 

- 응원(應元)이라 함은

모든 천체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이 다 천명에 응하지 않고 생성됨이 없음을 뜻함이며,

- 뇌성(雷聲)이라 함은

천령이며 인성인 것이다. 뇌는 음양이기의 결합으로써 성뢰된다. 뇌는 성의 체요, 성은 

뇌의 용으로 천지를 나누고 동정진퇴의 변화로 천기와 지기를 승강케 하며 만물을 생장하게 하고 생성변화 지배 자양함을 뜻함이며,

- 보화(普化)라 함은

우주 만유가 유형 무형으로 화성됨이 천존의 덕화임을 뜻하며,

- 천존(天尊)이라 함은

군생만물을 뇌성으로 보화만방하시는 지대지성한 삼계의 지존임을 뜻함이며

- 강성상제(姜聖上帝)라 함은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으로 주재 관령하시며 관감만천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존칭임을 뜻한다.” 

  

더 설명하면, 구천(九天)의 구(九)는 양수(陽數)로서 가장 높은 수로서 ‘가장 높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고, 천(天)은 신명계(神明界)인 천계(天界)를 말한다. 즉 구천은 삼십 육천을 다스리는 최고 높은 位를 뜻한다. 응원은 구천과 만물의 관계를 말한다. 삼라만상 모든 존재는 스스로 자생할 수 없고 천명에 의해서만 생성될 수 있으며 그 천명은 구천에서 주관된다는 것이다. 모든 신명과 제신(諸神)은 구천에 응해져 있고 구천은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의 생명과 생명운동을 뇌성으로 주관한다. 

그 천명은 뇌성으로 나타난다. 뇌는 음양이기의 결합체로 이루어 졌고 이 뇌는 생명과 운동의 기초 에너지이다. 뇌성은 하늘과 땅이 나누어지고 음기와 양기를 승강(昇降)하게 하여 우주 만물을 생성하게 한다. 일 년 사시의 왕래와 초목과 곤충의 생사와 만물이 살고 죽는 것도 사람이 움직여 걸어 다니는 것도 청탁과 시비를 가리어 분별하는 것도 뇌성에서 연유한 것이라 하였다. 즉 우주를 지배 자양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 뇌성이며 또한 이 뇌성으로 보화한다는 것은 구천상제님께서 지니신 위대한 권능과 조화의 힘을 상징한다. 그 권능과 조화의 힘은 『전경』에 잘 나타나 있다. 

“유월에 이르러서도 가뭄이 계속되어 곡식이 타 죽게 됨에 김병욱이 김 윤근(金允根)으로 하여금 상제께 이 사정을 전하게 하니라. 사정을 알아차리시고 상제께서 덕찬에게 그의 집에서 기르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오게 하고 종도들과 함께 그것을 잡수셨도다. 이 때 갑자기 뇌성이 일고 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윤근은 「선생이 곧 만인을 살리는 상제시니라」고 고백하였도다.” (행록 제4장 27절)

“九년간 행하여 온 개벽공사를 천지에 확증하리라. 그러므로 너희들이 참관하고 확증을 마음에 굳게 새겨두라. 천리는 말이 없으니 뇌성과 지진으로 표명하리라. 상제께서 모든 종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별안간 천둥치고 땅이 크게 흔들렸도다.” (공사 제3장 38절)  

이 뇌성이 아니고서는 우주에 존재한 모든 존재 즉 형체가 있든 없든 어떠한 것도 천존의 덕화가 아니고서는 화성될 수 없음이니 모든 군생만물을 뇌성으로 보화만방하시는 지대지성한 삼계의 지존임을 뜻함이 보화천존이시다. 

강성상제는 삼계(三界)를 다스리는 최고신의 신격이다. 삼계대권을 주재하여 천하 대순(大巡)을 통하여 인간의 몸으로 강세하시어 9년간의 대역사를 마치시고 상계(上界)의 보화천존에 임어하시니 강성상제이시다. 이는 구천에 계시는 상제께서 인세에 그 존재를 나타내신 인류사에 처음 있는 역사적 대 사건이다. 그 권능과 덕화를 인간의 몸으로도 구애됨이 없이 베푸심으로 진멸지경에 빠진 인류를 구하시고 후천 오만년의 지상선경을 맞이할 수 있는 운로를 열어주신 전지전능한 하느님에 대한 최고의 존칭이다. 구천상제님께서는 이 뇌성을 주재하시어 유형과 무형으로 화성하시는 무상의 지혜와 무변의 덕화를 소유하신 지대지성한 삼계의 지존이시다. 그렇다면 대순진리의 바른 이해는 강세하신 강증산(姜甑山)께서 구천상제이심을 분명히 일깨워 주는데 있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