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대의(大仁大義)

 

1. 들어가는 말

올해는 유난히도 더웠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무렵인 입추를 전후해서 지구촌 대축제인 올림픽이 우리나라 반대쪽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4년 마다 열리는 대회인 만큼 세계의 젊은이들은 그 동안 피땀어린 노력과 의지를 불태웠고, 숱한 감동과 사연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를 차지하며 역대 원정 올림픽 성적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올림픽은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최종 목표는 금메달이 아닌가 싶다.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시원하게 식혀 주는 것은 가을, 오행상 금(金)이상 좋은 것이 없다. 우리도 이제 우주가을시대를 맞이하여 수도에 최선을 다해 수도인의 최종 목표인 대인대의(大仁大義)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2. 가을은 의(義)이자 신도(神道)

상제님께서 “춘무인(春無仁)이면 추무의(秋無義)”라 하셨듯이, 봄(春)은 인(仁)이고 가을(秋)은 의(義)다. 봄에 인(仁)이라는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의(義)라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초목들은 우수 경칩에 수기(水氣)가 올라 잎이 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모든 임무를 완수하고 뿌리로 내려가는데, 이것을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 일컫는다. 그래서 벌초도 하고 차례도 지내고 성묘도 한다.

상제님께서 “「이후로는 천지가 성공하는 때라 西神이사명하여 만유를 재제하므로 모든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나니 이것이 곧 개벽이라. 만물이 가을바람에 따라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성숙도 되는 것과 같이 참된 자는 큰 열매를 얻고 그 수명이 길이 창성할 것이오.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하리라. 그러므로 신의 위엄을 떨쳐 불의를 숙청하기도 하며 혹은 仁애를 베풀어 義로운 사람을 돕나니 복을 구하는 자와 삶을 구하는 자는 힘쓸지어다」라고 말씀하셨도다.”(예시 30절)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서쪽도 가을이다. 도전님께서는 제가 제주도에서 강사를 할 때, “구천상제님께서는 서(西)쪽 방위를 맡으셨다. 옥황상제님께서는 동(東)쪽을 맡으시고, 나는 남(南)쪽을 맡았다.”고 직접 분부 말씀을 하신 바 있으시다. 

가을은 신도(神道)다. 도전님께서 “우리의 도(道)가 신도(神道)라는 진리를 깨우쳐 줄 때에 체계 있는 말로 전하라.”(『대순지침』, 75쪽), 또 “우리 도(道)는 신도(神道)임을 누차 말하였으나 깨닫지 못함은 신도와 인위적(人爲的)인 사도(邪道)를 구별하지 못한 까닭이다.”(『대순지침』, 39쪽)고 말씀하셨듯이, 대순진리회는 신도(神道)다.

 

“春之氣放也 夏之氣蕩也 秋之氣神也 冬之氣道也 統以氣之主張者也 知心大道術(...)”(교운 제1장 44절)

 위의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방탕신 도통에서 봄과 여름은 방탕(放蕩)이다. 선천 상극시대는 성장과정의 질서가 없고 남을 이겨야만 내가 살아남는 난법시대였다. 가을과 겨울은 신도(神道)다. 후천 상생시대는 천지만물이 성공하고 완성되며, 남을 잘 되게 하여 나도 살고 상대도 살리는 시대다. 삶을 구하는 자와 복을 구하는 자는 대순진리회 신도(神道)로 들어와 수도의 최종 목표인 의통(醫統)을 이루고, 불치의 대병을 완치해서 창생을 구제하고, 오만년 후천세상을 정치와 교화를 통제(統制)하고 관장(管掌)하는 주장자(主張者)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존시대이다. 성인의 직업이 의통이다. 상제님께서는 잘 알아두라 하셨다.

 

3. 위천하자불고가사(爲天下者不顧家事)

“수도를 잘하고 잘못 함은 자의(自意)에 있으나, 운수를 받는 것은 사가 없고 공에 지극한(無私至公) 인도(人道)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대순지침』, 93쪽)

“사(私)는 인심이요, 공(公)은 도심(道心)이니, 도심이 지극하면 사심(私心)은 일어나지 못하느니라.”(『대순지침』, 93쪽)

인류는 조국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조국 없는 인류가 있을 수 없다. 조국은 나를 낳은 부모보다도 중하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옛 성현들도 ‘충즉진명(忠則盡命)이요 효즉갈력(孝則竭力)’이라고 하였다.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할 일이 바쁘다 하지만, 조국이 존망의 위기에 놓이면 조국을 위해 충성으로 목숨을 바쳐 구해야 한다.

조국이 없으면 보명(保命)과 안주(安住)를 누가 보장하겠는가? 그래서 옛 성현들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나 싶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4,345년 동안 913번이나 외침을 당했어도 면면히 우리조상들은 나라를 잘 지켜왔기 때문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천지신명을 잘 받들어왔기 때문에, 지금도 ‘세상없이 해봐라 조선 없이는 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 그 남조선(南朝鮮)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옛날 한반도 남쪽 3한, 즉 마한, 변한, 진한 여기서 삼위상제님이 오셨다. 앞으로 12,000도통군자 신선이 출현하여 이 세상을 병겁으로부터 건지고, 믿음에도 한도가 있듯이 이 세상 모든 단체는 다 없어지고 대순진리회는 5만년 동안 그 이름이 세상에 빛날 것이다. 올해 142년 밖에 안 된 수명이 앞으로 한없이 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종교, 인종, 국가, 이념을 다 초월해서 상제님 집 안으로 들어와 한집안을 이루어야 될 것이다. 그것이 강강술래 대순원을 그리며 손에 손잡고 해원상생으로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4. 결단(決斷)

“대학(大學)에「물유본말하고 사유종시하니 지소선후면 즉근도의(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卽近道矣)」라 하였고 또 「기 소후자에 박이오 기 소박자에 후하리 미지유야(其所厚者薄 其所薄者厚 未之有也)」라 하였으니 이것을 거울로 삼고 일하라.”(교법 제2장 51절)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안다면, 이는 도(道)에 가깝다. 후하게 해야 할 남에게는 박하게 하고 박하게 해야 할 나에게는 후하게 하니 그 이치를 알지 못한다는 말씀이다. 곧 나와 가사(家事)의 일보다는 남을 위하는 사회와 국가의 일이 먼저이고, 사회나 국가의 일보다는 천하의 일이 더 시급한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일찍이 “이제 천하 창생이 진멸할 지경에 닥쳤음에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오직 재리에만 눈이 어두우니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오.”(교법 제1장 1절)라고 말씀하셨고, 또 도전님께서는 “덕은 도를 닦는 근본이며 재물은 말단이라 하는데 근본의 덕을 외면하고 말단의 재물에 마음을 쏟으면 시비와 쟁탈만이 조장될 뿐이다.” (『대순지침』, 76쪽)라고 말씀하신 바 있으시다.

천하의 일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이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을 결단을 하여 지난 날 우리 조상들과 같이 일제 36년 동안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의병(義兵)들,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고 농민들이 주축이 된 동학군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6.25전쟁 때는 중학생들까지도 학도병이 되어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이 많지 않은가.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가 되었다. 지금이 바로 미래의 운명이 결정되는 천운구인(天運救人) 시대(時代)다.

우리 대순진리회 수도인들은 ‘상통천문하고 하달지리하고 중찰인사케 하옵소서’(도통주) 하고 기도를 드린다. 우리 수도의 목적인 인사(人事)는 바로 대인대의(大仁大義)이다.

 

“不測變化之術 都在於神明 感通神明然後 事其事則謂之大仁大義也 事有決斷然後 有變化之道也 春夏秋冬秋爲義 義則決斷也”  (제생 제43절)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도술(道術)이 모두 신명에 있다 하시고, 신명 감통 연후에 그일 포덕사업이 대인대의(大仁大義)에 이른다 하셨다. 도문소자들이 수도의 완성인 대인대의(大仁大義)를 이루고 도술(道術)을 부리는 의통(醫統)에 목표를 세웠다면 변화해야하고 변화하려면 신명의 감동이 있어야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결단(決斷)이 필요하다. 천지인 삼계공사도수는 삼위상제님께서 물셀 틈 없이 짜놓으셨지만, 이것을 세상에 펴고 알리는 것은 대순진리회 일꾼들이다. 노래야 작사 작곡가가 만들지만, 대중들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을 주는 것은 가수다. 요즈음 K-POP이 전세계를 열광시키듯, 우리 K-DS(대순)도 돌풍을 일으킬 때가 있을 것이다. 반드시 때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다. 

 

5. 나가는 말 

“어느 날 상제께서 종도들에게「너의들은 손에 살릴 생자를 쥐고 다니니 득의지추(得意之秋)가 아니냐 마음을 게을리 말지어다. 삼천(三遷)이라야 일이 이루어 지느니라.」고 이르셨도다.”(예시 제87절)

‘득의지추(得意之秋)가 아니냐’는 말은 ‘바라던 일이 뜻대로 이루어질 좋은 기회를 잡지 않았느냐’는 뜻이다. 또 삼천(三遷)은 무극 태극 대순, 또는 봄 여름 가을을 의미한다. 대순진리회에서는 이 삼천이라야 지상신선실현과 지상천국건설과 세계개벽을 이룩할 수 있다. 신선은 수 천 년 동안 말로만 전해져 왔지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수운가사에 ‘제소위추리(諸所謂推理)’는 생각지 않고 제쳐 놓았다가 완전 포기는 하지 못하고 의혹이 쌓이면 선방(仙房; 선학을 배우는 곳)에 가서 풀고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일인데 믿고 따르기가 어렵다 하였다.

그러나 신선이 내려와 선학을 가르쳐 많은 신선을 배출시키는 일은 분명하다. 그 신선이신 상제님이 내린다는 곳이 있는데, 바로 포천수도장 본전 뒤에 있다. 옛부터 신선이 내린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이 치성을 올린 단(壇)이 지금도 남아 있고, 그 증거로 이곳의 지명이 아직도 선단동(仙壇洞)으로 불리고 있다.

이곳의 지형은 선학을 하는 선인독서혈(仙人讀書穴)이고, 그래서 포천수도장 영대 본전 1층 실내에는 심우도가 9폭으로 그려져 있는데 6폭째 소가 없다. 목동이 고삐만 들고 소를 찾고 있다. 소는 상제님이시며, 지금은 우주 여름시대로서 창생들은 모두 탕자다. 그 탕자가 방탕하여 허송세월을 보내어 후세에 남김이 없으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한가! 지금부터라도 신선을 만나서 선학을 배우겠노라고 개심(改心)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작이 반이다. 신선이 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심우도는 신선으로 가는 이정표다. 그 첫 벽화가 심심유오(深深有吾)다. 심심유오는 구도자라면 누구나 거치는 단계로서 도(道)를 깨닫기 위해 자신을 깊이 성찰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결단이 필요하다, 선천의 묵은 것을 정리하고 상제님의 새 기운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일심(一心)이 되고, 일심이 되면 상제님께서는 모든 것을 지체 없이 베풀어주신다.

우리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대순진리회가 대통합을 이루고, 불고가사를 해서 신명의 도움을 받아 포덕천하를 이루고 창생을 널리 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대인대의다. 상제님께서 인애를 베풀어 의로운 사람을 돕기 때문에 병마와 저승사자를 이길 수 있는 자가 상제님의 사자이다. 그 사자는 대순진리회 포덕 사업하는 일꾼들이다. 병 없이 오래 오래 살고 싶다면 남보다 복을 많이 지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것은 복록수명(福祿壽命)이기 때문이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