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낙원(道化樂園)

 

모두의 마음속에는 한번쯤 모든 걱정을 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상향을 갈망할 것이다. 이 이상향을 서양에서는 ‘유토피아(utopia)’라 하였고, 동양에서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 불렀다. ‘무릉도원’이란 말은 중국의 유명시인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한 어부가 우연히 찾은 곳으로, 복숭아꽃이 만발한 신선들이 사는 마을’을 말한다. 인간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로 여겨져 왔다. 즉 선경세상이다. 이 선경세상을 천국(天國)이나 극락(極樂), 낙원(樂園)이라는 말로 쓰곤 했다. 

이 벽화의 주제인 ‘도화낙원(道化樂園)’이란 도(道)로써 이루어진 낙원이라는 뜻이다.  도가 밝아진 후천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그림은 심우도의 ‘도지통명(道之通明)’과 일맥상통한다. 물질문명과 정신문화가 조화되어 정신계와 물질계가 통합된 천 · 지 · 인 삼계가 도통된 지상신선세계, 선경세상이다. 즉 옛 성인이 말한 극락이요, 불로불사의 선경세상이다. 

그리하여 세계가 상극이 없는 낙원으로 모두가 신선선녀 된 모습이다. 이러한 좋은 세상을 상제님께서는 『전경』에 밝히고 있다.

 

 “후천에는 또 천하가 한 집안이 되어 위무와 형벌을 쓰지 않고도 조화로써 창생을 법리에 맞도록 다스리리라. 벼슬하는 자는 화권이 열려 분에 넘치는 법이 없고 백성은 원울과 탐음의 모든 번뇌가 없을 것이며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하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하며 빈부의 차별이 없고 마음대로 왕래하고 하늘이 낮아서 오르고 내리는 것이 뜻대로 되며 지혜가 밝아져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시방 세계에 통달하고 세상에 수ㆍ화ㆍ풍(水火風)의 삼재가 없어져서 상서가 무르녹는 지상선경으로 화하리라.”(예시 81절) 하셨다. 

 

모든 것이 조화로서 이루어지는 시대, 모든 수도인들의 후천 5만년 용화세계이다.

 

상제님께서는 선천의 모든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법을 고쳐 후천의 새로운 도수(度數)를 짜놓으셨다. 그러므로 후천은 진법이 출하고, 원한(冤恨)이 없어지고, 상극지리(相克之理)가 자취를 감추어 상생지리(相生之理)가 득세하는 세계가 된다. 상제님께서 “요(堯), 순(舜)의 도(道)가 다시 나타나리라.”(교운 제1장 46절)  그리고 “장차 진법이 나리라”(교법 제3장 37절)라고 말씀하신 것은 바로 후천선경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제시해 주셨다. 그러면 여기서 선경세상의 특징을 알아본다. 

후천의 사회는 천하가 화평한 사회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원한(冤恨)이 없어야한다. 그러므로 후천에서는 약하고 병들고 천하고 어리석은 자가 기세를 얻게 된다.(교법 제2장 11절 참조) 그리고 계급은 단지 두개로 나뉘는데 식록은 고르다고 한다. 이는 급이 낮은 사람이 먹기까지 고르지 못하면 원(冤)을 품을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교법 제2장 50절 참조) 또 적서(嫡庶), 반상(班常)의 구별이 완전히 사라지고, 남존여비 (男尊女卑)의 관습은 무너질 것이다.(교법 제1장 10절, 68절 참조)

그리고 후천에서는 정음정양(正陰正陽)의 도수가 완성되어 도덕의 추락이 없고 강륜이 나타나게 되므로, 제자가 선생을 해하는 등의 하극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교법 제3장 34절 참조) 아울러 과부수절 같은 그릇된 관념으로 인한 괴로움, 즉 묵은 하늘이 끼치는 폐도 모두 사라진다.(공사 제2장 17절 참조) 

 

그리고 이 후천에서의 법과 다스림은 일점의 사(私)와 인위(人爲)가 없고, 모든 법이 통일되며, 진법이 출한 결과로서 이룩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상제님께서는 “후천에는 천하가 한 집안이 되어 위무와 형벌을 쓰지 않고도 조화로써 창생(蒼生)을 법리에 맞도록 다스리리라. 벼슬하는 자는 화권이 열려 분에 넘치는 법이 없고 백성은 원울과 탐음의 모든 번뇌가 없을 것이며…”(예시 81절)와 같은 말씀을 하셨다. 

또 “옛적에 신성이 입극(立極)하여 성웅(聖雄)이 겸비해야 정치(政治)와 교화(敎化)를 통제 관장하였으되 중고이래(中古以來)로 성(聖)과 웅(雄)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眞法)을 보지 못하게 되었느니라. 이제 원시반본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 (교법 제3장 26절)라고 상제님께서 전해 주셨다. 

 

마찬가지로 후천의 문명은 선천의 그것에 비해 월등히 우수해진다. 이때는 모든 것이 통일되는 특징이 있다. 상제님께서는 세계의 각 문화가 시비를 일으켜 혼란을 초래하므로 각 민족문화의 정수를 걷고 후천에 이룩할 문명의 기초를 정하셨고, 아울러 동서양과 그 언어도 통일된다고 하셨다.(교법 제3장 23절, 40절 참조) 

이러한 과정을 거쳐 후천의 문명은 더욱 발전해 가는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서양의 문명이기는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므로 없애지 않고 창생의 편의로 쓰게 하는 공사를 보신 적이 있다.(공사 제1장 35절 참조) 그리하여 후천에서는 불을 때지 않고서도 밥을 지을 것이고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서도 농사를 지을 것이고 도인의 집집마다 등대 한 개씩 세워지리니 온 동리가 햇빛과 같이 밝아질 것인바 전등은 그 표본에 지나지 않는다. 문고리나 옷걸이도 황금으로 만들고 금당혜를 신게 될 것이며, 만리길도 운차(雲車)를 타고 경각(頃刻)에 왕래(往來)할 수 있게 된다고 말씀하셨다.(공사 제1장 31절, 예시 75절 참조) 이처럼 후천은 문명이 극도로 발달해 후천의 창생들이 이를 이용하여 지극히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상선경건설은 대순진리의 종교적 법리에 의한 인간개조를 통하여 이루는 것이고, 인간개조는 정신개벽을 통하여 이루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개벽의 본질은 성(誠) · 경(敬) · 신(信)을 수도의 요체로 삼고,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정직하고 진실한 인성(人性)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지상신선을 실현하는 것이 또한 우리 도의 목적이다. 

대순의 도는 살아서 불로불사하는 지상신선을 실현하자는 것이고, 살아서 지상천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땅 위에 마련된 길이고 마음만 먹으면 신명(神明)도 함께 하는 상생의 대도(大道)이다.

 

『대순회보』포천수도장, 제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