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2장21절
계묘년 가을에 가뭄이 동곡(銅谷)에 계속되었도다. 김 성천(金成天)은 동곡에서 밭을 부쳐 업으로 삼으니라. 그 나물 밭에 가뭄 때문에 뜨물이 생겨 채소가 전멸케 되었는지라. 상제께서 그것을 보시고 가라사대 「죽을 사람에게 기운을 붙여 회생케 하는 것이 이 채소를 소생케 하는 것과 같으니라」 하시고 곧 비를 내리게 하셨도다. 그 후에 상제께서 출타하셨다가 얼마 후에 돌아오셔서 자현에게 「김 성천의 나물 밭이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으시니라. 자현이 「지난 비로 소생되어 이 부근에서는 제일 잘 되었나이다」고 대답하였도다. 「사람의 일도 이와 같아서 병든 자와 죽는 자에게 기운만 붙이면 일어나니라」고 말씀하셨도다.
행록2장22절
계묘년도 저물어 가고 추수가 끝나 농부들이 벼를 들에서 말리기에 바쁜지라. 상제의 부친도 벼를 말리기 바쁘고 새와 닭을 쫓기에 애를 쓰느니라.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새짐승이 한 알씩 쪼아 먹는 것을 그렇게 못마땅히 여기니 사람을 먹일 수 있겠나이까」고 말씀하시면서 만류하셨도다.
행록2장23절
상제께서는 일진회가 일어난 후부터 관을 버리시고 대삿갓을 쓰시더니 정읍에 가신 후부터 의관을 갖추셨도다.
행록2장24절
안 필성(安弼成)이 못자리를 하려고 볍씨를 지고 집을 나서려는데 상제를 뵈었도다. 상제께서 「쉬었다 술이나 마시고 가라」고 말씀하셨으되 필성이 사양하는지라. 「못자리를 내기에 바쁜 모양이니 내가 대신 못자리를 부어주리라」 하시고 지게 위에 있는 씨나락 서너 말을 망개장이 밭에 다 부으셨도다. 그는 아무런 원망도 하지 못하고 앉아서 주시는 술을 마시면서도 근심하였도다. 주모가 들어와서 씨나락은 가지고 온 그릇에 그대로 있는 것을 알리는도다. 필성은 이상히 여겨 바깥에 나가 뿌려서 흩어졌던 씨나락이 한 알도 땅에 없고 그대로 그릇에 담겨 있는 것을 보고 전보다 한층 더 상제를 경대하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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