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2장11절
상제께서 공부하시는 소문이 그 지방에 전해지자 고부(古阜) 경무청은 상제께서 요술공부를 한다 하여 붙잡으려고 순검들을 보내오니 상제께서는 순검이 오는 것을 미리 아시고 삿갓을 쓰고 길가에 나가서 안개를 짓고 앉아 계셔도 순검들이 몰라보고 지나가곤 하였도다.
행록2장12절
상제께서 신축(辛丑)년 五월 중순부터 전주 모악산 대원사(大院寺)에 가셔서 그 절 주지승 박 금곡(朴錦谷)에게 조용한 방 한 간을 치우게 하고 사람들의 근접을 일체 금하고 불음불식의 공부를 계속하셔서 四十九일이 지나니 금곡이 초조해지니라. 마침내 七월 五일에 오룡허풍(五龍噓風)에 천지대도(天地大道)를 열으시고 방 안에서 금곡을 불러 미음 한 잔만 가지고 오라 하시니 금곡이 반겨 곧 미음을 올렸느니라. 잠시 후에 상제께서 밖으로 나오시니 그 입으신 옷이 보기에 민망스러울 정도로 남루한지라. 주지승 금곡이 곧 상제의 본댁에 사람을 보내 의복을 가져오게 하였더니 부인 정씨(鄭氏)는 의복을 내어놓으며 불경한 말을 하니라. 이것은 평소에 상제께서 가사를 돌보시지 않았던 불만에서 나온 소치였도다. 금곡이 그 의복을 상제께 올리니 가라사대 「이 옷에 요망스러운 계집의 방정이 붙었으니 속히 버리라」 하시고 입지 않으셨도다. 이 일을 금곡이 다시 사람을 시켜 부인에게 전하니 그제야 비로소 부인 정씨가 뉘우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다시 새옷을 올렸도다.
행록2장13절
그 후 어느 날 금곡이 상제를 정중하게 시좌하더니 상제께 저의 일을 말씀하여 주시기를 청원하였도다. 상제께서 가라사대 「그대는 전생이 월광대사(月光大師)인바 그 후신으로서 대원사에 오게 되었느니라. 그대가 할 일은 이 절을 중수하는 것이고 내가 그대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리니 九十세가 넘어서 입적하리라」 하시니라.
행록2장14절
하루는 상제께서 가라사대 「대범 판 안에 있는 법을 써서 일하면 세상 사람의 이목의 저해가 있을 터이니 판 밖에서 일하는 것이 완전하리라」고 이르셨도다.
행록2장15절
상제께서 대원사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시니 대원사 골짜기에 각색의 새와 각종의 짐승이 갑자기 모여들어 반기면서 무엇을 애원하는 듯하니라.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가라사대 「너희 무리들도 후천 해원을 구하려 함인가」 하시니 금수들이 알아들은 듯이 머리를 숙이는도다. 상제께서 「알았으니 물러들 가 있거라」고 타이르시니 수많은 금수들이 그 이르심을 좇는도다.
행록2장16절
그리고 상제께서 어느 날에 가라사대 「나는 곧 미륵이라. 금산사(金山寺) 미륵전(彌勒殿) 육장금신(六丈金神)은 여의주를 손에 받았으되 나는 입에 물었노라」고 하셨도다. 그리고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아래 입술을 내어 보이시니 거기에 붉은 점이 있고 상제의 용안은 금산사의 미륵금신과 흡사하시며 양미간에 둥근 백호주(白毫珠)가 있고 왼 손바닥에 임(壬) 자와 오른 손바닥에 무(戊) 자가 있음을 종도들이 보았도다.
행록2장17절
김 형렬이 어느 날 상제를 모시고 있을 때 「정(鄭) 집전이라 하는 사람은 지식이 신기한 사람이외다. 저의 증조가 계실 때에 저의 집에 오랫동안 머물렀나이다. 동리 사람들이 보릿고개를 앞에 두고 걱정하였는데 이 걱정을 알고 금광을 가리켜 주어서 고생을 면케 하였으며 많은 영삼(靈蔘)을 캐어 병든 사람을 구제하였고 지난 임술(壬戌)년에 경상도에서 일어난 민란을 미리 말하였나이다. 저의 증조께서 그의 지식을 빌어 명당 하나라도 얻어서 그 여음을 후세에 끼치지 못하였나이다. 이것이 오늘날 저의 한이 되는 일이로소이다」고 여쭈는지라. 듣고만 계시던 상제께서 가라사대 「그런 훌륭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 어찌 남인 너의 집의 밥을 헛되게 먹으리오. 천리의 극진함이 털끝만한 인욕의 사가 없나니라」 하셨도다.
행록2장18절
상제께서 어느 날 형렬에게 
夫用兵之要在崇禮而重祿
禮崇則義士至祿重則志士輕死
故祿賢不愛財賞功不逾時則士卒並敵國削
을 외워 주시고 기억하라고 이르셨도다.
행록2장19절
김 도일(金道一)이 앓고 난 뒤에 어느 날 지팡이를 짚고 상제를 뵈러 갔도다.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그 지팡이를 빼앗아 꺾어 버리시니 그는 할 수 없이 서 있게 되었도다. 이후부터 그는 요통이 쾌차하였느니라. 그리고 상제께서 도일에게 가라사대 「문밖에 나가서 서쪽 하늘에 붉은 구름이 떠 있나 보라」고 하시니 그가 나가보고 들어와서 그러함을 아뢰었도다. 다시 상제께서 가라사대 「금산(金山) 도득(圖得)하기가 심히 어렵도다」고 하셨도다.
행록2장20절
상제께서 계묘년에 객망리에 계셨도다. 三월 어느 날에 형렬에게 「신명에게 요금을 줄 터이니 여산 윤 공삼(礪山尹公三)에게 가서 돈을 얻어오라」 하시니 옆에서 시좌하고 있던 김 병욱이 전주 거부인 백 남신(白南信)을 천거하는도다. 상제께서 형렬로 하여금 그렇게 하게 하시고 위정 술을 많이 드신 후에 신발을 벗으신 채 대삿갓을 쓰시고 병욱을 앞세우고 그의 집에 가시니라. 이때 장 흥해(張興海)가 와 있었으며 마침 남신이 병욱의 집에 들어서는지라. 병욱이 상제께 손님이 온 것을 아뢰니 누워 계시던 상제께서 몸을 일으켜 앉으시나 처음 대하는 예를 베풀지 않으시고 다짜고짜 그에게 「그대가 나의 상을 평하라」 말씀하시니 그가 「상리를 알지 못하나이다」 하거늘 상제께서 「상리는 참되지 못하나니 속평을 하라」 하시니 그가 「속평에 얼굴이 방정하고 풍후하면 부하고 미간 인당에 백호주가 있으니 가히 부귀 쌍전하리로소이다」고 아뢰니 상제께서 웃으시며 「그대의 상을 평하면 입가로 침이 부글부글 나오니 이는 소가 마구 삭이는 격이라. 가히 부호가 되리라. 내가 쓸 곳이 있으니 돈 十만 냥을 가져오라」 이르시니라. 남신이 묵묵히 말이 없다가 「七만 냥을 드리겠나이다. 어떠하나이까」 여쭈니라. 상제께서 응낙하지 않으시니 남신이 다시 여쭈니라. 「十만 냥을 채우려면 서울에 있는 집까지 팔아야 하겠나이다.」 그는 드디어 十만 냥을 만들어 드릴 것을 응낙하는도다. 병욱이 증인이 되어서 증서를 써서 상제께 올리니 상제께서 그 증서를 받으셔서 병욱에게 맡기시니 병욱과 흥해가 세상에 드문 도량이심을 탄복하였도다. 그 후 증서를 상제께서 불사르셨도다. 이로 인하여 백 남신이 상제를 좇기 시작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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